등록 : 2019.04.01 16:56
수정 : 2019.04.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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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이 5월부터 사용하게 될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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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세계 유일한 연호 사용 국가
2차대전 패전 뒤 한때 공식성 잃어
일본 사회 우경화와 함께 1979년 부활
두 글자 한자 중 편의성·의미 고려해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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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이 5월부터 사용하게 될 새 연호인 ’레이와’를 발표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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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현재 세계에서 연호를 쓰는 유일한 국가다. 연호는 패전 뒤 사라질 뻔도 했지만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과 함께 1979년 공식적으로 부활했다.
일본에서 처음 연호가 사용된 것은 645년 고토쿠 일왕이 사용한 ‘다이카’(大化)였다. 이듬해엔 중국의 율령제를 본떠 왕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적 정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다이카 개신’이 일어났다. 연호 사용은 중국 연호를 따르지 않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는 국가임을 드러내는 선언이었다.
2차대전 패전 뒤 한동안 연호는 공식성을 잃었다. 미군이 군국주의 색채가 진한 연호의 공식적 사용을 금했기 때문이다. 한때 연호 폐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히로히토 일왕 즉위 50돌인 1975년 연호 부활 운동이 시작됐다. 이를 추진한 세력이 현재 일본 우익의 총본산인 ‘일본회의’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연호 사용의 근거가 되는 왕실전범을 철폐한 것은 연합군최고사령부라며 “일본은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헌법을 ‘미국이 강요한 것’이라 주장하는 개헌론자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논리다. 결국 1979년 연호법 제정으로 연호가 공식적으로 부활했다.
연호는 2차대전 전까지 일왕이 스스로 정했지만 지금은 정부가 정한다. 한문학자와 사학자 등 전문가들이 여러 후보를 추천하면 정부가 내각 회의에서 결정한다. 이번에도 여러 후보들 중 레이와가 낙점됐다. 선정 기준은 △한자 두 글자 △국민적 이상에 어울리는 의미 △쓰기 쉬울 것 △읽기 쉬울 것 등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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