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8 17:04
수정 : 2020.0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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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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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내부조사 결함 있고 치우쳐” 성명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도 열어
일본 정부 “극히 유감“ “간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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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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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배임 혐의로 일본에서 기소됐다가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닛산에 대한 비난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곤은 7일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의 부정에 대한 닛산의 내부조사가 “진실을 완전히 왜곡한 것”이라며 “결함이 있고 치우쳐 있었다. 처음부터 독립성이 없는 조사였다”고 비난했다. 2018년 11월 기자회견을 열어서 곤을 비난했지만 자신도 과다 보수 논란으로 사임한 사이카와 히로토 전 닛산 사장에 대해서도 닛산이 그가 “나쁜 일을 저지른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곤은 닛산 간부들이 닛산과 프랑스 르노자동차 사이에 경영통합까지 추진될 것을 우려해 자신을 “쿠데타”로 끌어내린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번 성명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다. 법원에서 출국금지 명령을 받았던 곤은 지난해 12월29일 도쿄 주거지에서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이동해,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출발한 개인 제트기를 타고 터키를 거쳐서 30일 레바논으로 몰래 출국했다. 사설 경비회사를 운영하는 미군 특수부대 출신 인물의 도움을 받아 음향기기 보관용 큰 상자 속에 몸을 숨겨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베이루트에 있는 곤은 한국 시각으로 8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가장 기본적 인권 원칙을 위반하는 일본 사법 제도”라며 일본 사법부를 비난했다. ‘일본 탈출극’과 관련해서는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을 어떻게 탈출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나는 정의로부터 도망친 것이 아니라 부정의에서 도망쳤다”며 구체적 출국 방법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이 사건이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7일 오쿠보 다케시 주레바논 대사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면담해 “곤 피고인이 불법으로 출국해 레바논에 도착한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일본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의 부인인 캐럴이 위증을 한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장을 발부받았다고 발표했다. 곤의 특수배임 혐의와 관련해 특정 관련자를 아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캐럴이 모른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는 혐의다. 하지만 캐럴이 레바논에 있어 체포장은 큰 의미는 없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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