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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미국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서옥자

등록 2006-07-04 19:16수정 2006-07-05 15:02

현재, 미국 의회에는 민주당 에번스 레인 의원과 공화당 스미스 크리스토퍼 의원이 주축이 되어 38명이 서명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결의안이 제출돼 있다. 이 결의안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범죄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범죄 인정과 올바른 역사교육, 유엔 및 국제앰네스티 권고 이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결의안과 관련하여 최근 국내 통신사와 몇몇 신문들이 ‘미국 하원 위안부 결의안 폐기 위기’, ‘미국 의회, 일제 군위안부 규탄 유야무야’ 등의 제목으로 결의안 상정 자체가 일본 정부의 로비로 불투명한 상태라고 보도해 결의안 채택에 애쓰는 이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기사들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자의적 판단에 따른 추측성 기사로, 잘못된 소식을 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에번스 의원은 1999년 11월 미국 국회에 최초로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책임을 요구하는 발언을 의회기록에 남겼다. 이후 회기 때마다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중간에 폐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4월 제출된 결의안 759는 양당 38명의 하원의원들이 서명했다는 점, 결의안을 직권으로 본회의에 넘길 수 있는 국제관계 인권소위 크리스토퍼 위원장이 공동발의자라는 점, 국제관계 위원 11명이 지지 서명을 하였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희망적이다. 결의안은 머잖아 본회의에서 표결로 통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 가지 더 희망적인 것은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일본과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해 위안부 문제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보수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의회 회기는 내년 1월 초까지이고 올 11월 초부터 12월까지 국회의원 선거기간이므로 9~10월 중에 결의안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물론 확실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보증은 없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고, 에번스·크리스토퍼 의원 등과 한인 사회 및 아시아 비정부기구들이 이번 회기에 반드시 결의안 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표로 힘을 합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결의안을 무산시키고자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 그렇다고 이 결의안이 폐기될 위기에 놓인 것은 아니다. 이에 대응해서 워싱턴 한인회와 정신대대책위원회가 미주 한인사회와 아시아 비정부기구의 힘을 최대한 모으고자 ‘759연합’(www.support759.com)을 발족하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이 캠페인은 이미 캐나다 등 국제사회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과거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반성도 법적 책임도 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의 동맹체제를 과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미국 의회에서의 결의안 채택은 아주 중요하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않는 한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범죄국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는 것, 당당히 활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정부도 다른 나라를 향해 인권과 정의를 요구하는 것처럼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 이 일을 ‘결의안 759’가 하게 될 것이다. 결의안 채택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종전, 해방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옥자/미국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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