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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어처구니없는 숭례문

등록 2008-02-13 18:57

무명씨 <어처구니>. 장식기와, 서울 경복궁.
무명씨 <어처구니>. 장식기와, 서울 경복궁.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숭례문 방화는 기호에 대한 홀로코스트(‘태워죽임’)다. 숭례문은 인간과 우주의 근원을 예로 기호화했다. 예가 아닌 ‘비례’를 경계하고 삼가기 위해 현판의 글씨를 내려썼고 문안의 길도 곧게 뻗지 않고 둘러가게 했다. 치미, 취두 등 여러 짐승 모양의 기호적 경계도 있었다. 그런 ‘숭례’의 기호들이 깡그리 타버렸다. 그중 하나가 지붕의 어처구니다. 진리를 찾기 위해 만행 중이거나 상제의 벌로 경계 중인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을 조형화했다(이걸 빠트리고 집을 완성해 ‘어처구니없다’가 되었다 한다). 숭례문을 잃은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욱 통탄할 일은 어처구니없는 시대다. 지금 삼가고 경계하는 기호가 약속으로, 문화로 작동하고 있는가? 껍데기의 복원이 아니라 홀로코스트의 상처를 쓰리도록 핥아야 한다. 어처구니 있는 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의 망실을 쓰리도록 핥아야 한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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