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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섞여야 제대로 산다

등록 2008-05-28 18:35

최정화 <눈이 부시게 하찮은?>, 철과 공사용 폐목, 1.73×1.75×14M, 서울 아르코미술관 대문
최정화 <눈이 부시게 하찮은?>, 철과 공사용 폐목, 1.73×1.75×14M, 서울 아르코미술관 대문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건축가 김수근의 단아한 벽돌 건물에다 미술가 최정화가 공사장 폐목들을 쌓아 문을 달았다. 근대적 순혈주의로 치면 ‘어디에 쓰레기를 갖다 붙이느냐’ ‘그것도 근대건축의 대표작가의 작품에’ 하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기묘한 동거다.

연속적인 것은 쌓기다. 근대의 건축은 벽돌로 사유를 쌓아올려 가치를 축조했다. 탈근대를 지향한 미술은 하찮은 폐목들의 서술로 차이를 쌓았다. 켜켜이 쌓인 폐목들의 육중한 질감 속을 드나들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구분했던 것들이 한없이 가볍게 튕겨나간다.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서로 배타적이었던 이곳 미술관과 공원의 허약한 구분처럼 일상과 삶, 시간과 공간, 순수와 혼혈의 구분이 폐목들에 여지없이 깨진다. 문화든 생태계든 정치든 섞여야 제대로 산다. 차이를 새롭게 연 대문 덕에 딱딱했던 미술관이 편안하고 친근하게 바뀌었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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