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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굳고 뜨거워진 길이여, 식으라.’

등록 2008-07-09 18:02

최정화 <돌꽃>, 폴리에스테르+플라스틱+철, 안양유원지.
최정화 <돌꽃>, 폴리에스테르+플라스틱+철, 안양유원지.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덥다. 쉽게 짜증이 나는 계절이지만, 흐르는 계곡물에 머리를 감는 유두, 발을 담그고 세속까지 씻는 탁족은 시간이 선사하는 별미다. 온 여름을 그렇게 살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해서 선조들의 ‘탁족도’를 흉내 낸다.

이 계곡에는 사람 대신 꽃들이 탁족한다. 돌에 꽃필 리 만무하다. 현란한 색과 한껏 부푼 꽃의 모양은 성형의 혐의를 더욱 짙게 한다. 도화유수가 아닌 조화유수의 키치다. 수궁가의 토끼가 ‘도화유수 옥계변에 탁족하러 나왔다’가 용궁에 유인되는데, 여기 성형의 형색은 더 뇌쇄적이다.

생화보다 조화가 더 리얼하고 아름답다고 대접받는 세상. 현실이 모사에 천착하는 만큼 작가는 그런 세상을 더 화려하게 흉내 낸다. 계곡에서 펼치는 모조의 유영은 인조에 쩐 문명을 위한 유두다. 탁족에 유두라 …. 안성맞춤인 시간과 공간의 작업으로 심신이 시원하고 독한 패러독스로 머리까지 서늘하다. 뜻밖의 청량제에 여름 도시가 고맙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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