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높이 좌대 11.5m 조각 7m, 서울 광화문사거리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장군께서 때 빼고 광내고 돌아오셨다.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이 한 달간의 보존·복구를 거쳐 다시 공개했다. 얼마나 열심히 때를 벗겼는지 할아버지가 청년이 되어 오신 듯하다. 처음보다 더 ‘신상’스럽다.
시간의 질감은 때가 아닐 터인데 …. 착잡하다. 닫혀 있는 역사는 더욱 착잡하게 온다. 만들고 기념하고 복구하는 것은 여전히 헤게모니다. 건립 후 40년 동안 매일 수십만명이 지나다니지만, 사람들은 장군을 쇳덩어리로 만날 뿐이다. 때 빼고 광내는 기술보다 장군을 모시고 만나는 미학적 교정이 더 절실하다.
빌딩과 차에 포위되어 있는 장군은 외롭다. 체제에 갇혀 있는 장군은 고독하다. 인간적 척도와 방식으로 다시, 그리고 함께 만날 때, 그는 살아 돌아올 것이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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