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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전주가맥

등록 2013-06-19 19:02수정 2013-06-20 08:59

안도현의 발견
전주를 떠올릴 때 비빔밥, 콩나물국밥, 막걸리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가맥’이 빠져서는 곤란하다. 전주에 웬 과메기야? 이렇게 물으면 촌스럽다. 작은 가게에 탁자와 의자 몇 개 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가맥은 태어났다. 즉 ‘가게맥주’를 줄인 말. 맥주를 마시러 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원래 동네슈퍼였지만 가맥집으로 탈바꿈한 곳도 있고, 아예 가맥 간판을 달고 새로 문을 여는 곳도 있다. 경원동의 슈퍼 몇 군데가 원조로 알려져 있는데 전주 시내에 가맥이 없는 동네는 없다. 짐작하건대 수백 군데 될 것이다. 맥주 한 병에 2천원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서 주머니 사정이 궁핍한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2차를 가야 직성이 풀리는 술꾼들에게도 필수 코스다. 여름철에는 에어컨도 틀어준다. 이목이 집중되는 축구경기를 보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라고 아예 대형 텔레비전을 설치한 집도 많다. 계산은 탁자 밑의 맥주상자에 꽂힌 빈 병을 헤아리는 것으로 끝.

가맥의 안주는 북어나 노가리구이, 계란말이, 땅콩 등이 주류를 이룬다. 닭발튀김이나 북엇국을 기본 안주로 내는 집도 있다. 전주에서 가맥집을 가게 되면 말린 갑오징어 맛을 봐야 한다. 오징어보다 질기기 때문에 갑오징어는 망치로 두드려 살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최근에는 무쇠 기계를 개발해 갑오징어를 탕탕 두드리는 집들도 생겨났다. 가맥집 번창의 일등공신으로 독특한 양념장 맛을 꼽기도 한다. 맵고도 달달한, 형용할 수 없는….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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