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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청포도

등록 2013-07-07 19:15

7월은 청포도의 계절이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이육사 시인이 일찌감치 우리에게 가르쳐줬다. 그 ‘청포도’의 배경을 두고 엇갈리는 주장이 존재한다. 이것 때문에 안동시와 포항시가 서로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육사는 1930년대 후반 결핵을 앓아 포항과 경주에서 요양을 한 적이 있다. 현재 해병 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포항 영일만 일대에 일본인이 경영하는 포도농장이 있었다고 한다. 작고한 소설가 손춘익 선생은 육사가 이 송도원 언덕에서 영일만을 바라보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는 풍경이 그때 시인의 뇌리에 각인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착안해 포항문인협회에서는 1999년에 ‘청포도 시비’를 세웠다. 이어서 포항 청림동에 ‘청포도 문학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격적으로 반론을 제기한 사람은 안동 이육사문학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위발 시인이다. 육사가 포항에서 요양한 적은 있지만 ‘청포도’의 배경지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육사의 한자시어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먼데 하늘이 알알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를 예로 든다. 육사의 고향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촌 마을이다. 이 ‘원촌’(遠村) 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실제로 ‘먼데’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먼데’를 교과서에서 ‘조국 광복’으로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한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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