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식물도감

등록 2013-07-14 19:10

나는 식물도감을 자주 펼쳐보는 편이다. 들과 산에서 만난 식물들을 도감을 보면서 확인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식물 이름은 하나하나가 마치 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식물의 잎·꽃·열매의 생김새에 따라 어찌 그렇게 딱 알맞게 이름을 만들어 붙였는지. 민간에서 부르는 이름을 우리 학자들이 처음 기록한 것은 1937년에 나온 <조선식물향명집>이다. 이 책은 식물을 과별로 분류해 우리말 이름, 학명, 그리고 일본말로 정리해 놓았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식물 이름은 이 책에 빚진 게 많다.

식물 이름이 헷갈리면 나는 <한국의 나무>(돌베개)를 뒤적이거나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 시스템을 이용해 검색한다. 어지간한 식물은 다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해방 70년이 가까워오지만 아직도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다른 나무를 ‘암수딴그루’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자웅이주’(雌雄異株)라고 해야 할 까닭이 없다. ‘남북한의 식물기재용어 및 식물명의 비교’(이우철)라는 논문이 그 해답을 제시한다. 북한에서는 일찍이 평양말인 ‘문화어’를 정하면서 식물 이름을 정리했다. 우리가 ‘수상화서’(穗狀花序)로 부르는 것을 ‘이삭꽃차례’로, 침엽수는 ‘바늘잎나무’로, 풍매화는 ‘바람나름꽃’이다. 우리 식물도감에는 들국화가 없지만 북한에서는 감국을 ‘들국화’라고 부른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미 경찰 “윤창중 성추행 수사 결과 이달 안 발표”
기생충학자 서민 “못생겼다고 아버지도 나를 미워했지만…”
김무성 앞에서 새누리당 의원은 왜 허리를 그렇게 굽혔나?
미 아이비리그 여대생들의 ‘신 성풍속도’
[화보]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 해외에서도 타오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