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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연어

등록 2013-09-17 17:13

한때 친구들은 나를 ‘연어장수’로 불렀다. 1996년 출간한 <연어>(문학동네)가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을 때였다.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과 이제 돈맛을 들여 시를 쓰지 않을 거라는 허황한 풍문이 귀에 들어오기도 했다. 글쟁이로서 적잖이 괴로웠다. 지금까지 130쇄 가까이 찍었는데,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00쇄를 기록할 당시에 출판사에서 몇 가지 축하 이벤트를 마련했고, 일간지 사설에 책 이름이 오르내린 적도 있다. 8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에서 출간되기도 했으니 분명 분에 넘치는 복이 맞다. 이래저래 연어에게 빚진 게 많은 나에게 연어 요리나 연어 알을 먹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 음흉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다. 맛있는 걸 보면 맥을 못 춰요.

북태평양에서 캄차카반도를 거쳐 모천으로 연어가 돌아올 때가 되었다. 4만5000㎞ 이상을 헤엄친 연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봄에 3억마리 이상의 어린 연어들이 바다로 나가는데 양양연어사업소에서 남대천에 80% 이상 방류한다. 이 밖에도 강원도 고성 명파천, 삼척 오십천, 경북 울진 왕피천, 경남 하동 섬진강, 울산 태화강에 이르기까지 연어가 돌아오는 강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회귀율은 0.5%가 채 되지 않는다. 그 까닭은 홋카이도 부근 바다에서 일본 어부들의 그물이 스크럼을 짜고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구온난화와 강 상류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로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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