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경의선

등록 2013-10-22 19:07

1945년 8월25일, 소련군은 서울에서 신의주를 운행하는 경의선 철도를 차단했다. 소련군은 금교역과 신막역에 군인을 배치해 38선 아래로 남행하는 열차의 운행을 일시에 막았다. 이어 9월9일 미군이 서울에 진주한 이후에는 육로가 끊기고, 전기와 전화가 끊기고, 편지의 왕래가 중지되었다.

일본이 철도부설권을 빼앗아 공사를 강행한 경의선은 1905년 개통되었다. 총길이 486㎞. 경의선은 남으로 경부선과 연결되고 북으로는 중국의 창춘(장춘)까지 이어졌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갈아타고 파리까지도 달릴 수 있었다. 서울, 신촌, 수색, 능곡, 일산, 금촌, 문산, 장단, 봉동, 개성, 토성, 여현(려현), 계정, 금교, 한포, 평산, 남천, 물개, 신막, 서흥, 흥수, 청계, 마동, 신풍산, 사리원, 계동, 심촌, 황해황주, 흑교, 중화, 역포(력포), 대동강, 평양, 서평양, 서포, 간리, 순안, 석암, 어파, 숙천, 만성, 신안주, 맹중리, 영미, 운전, 고읍, 정주, 곽산, 노하(로하), 선천, 동림, 차련관, 남시, 양책, 비현, 백마, 석하, 신의주……. 이런 이름을 달고 있는 역들은 과거형으로 남아 있다. 현재 경의선 철도를 타고 우리는 서울에서 문산까지 46㎞만 갈 수 있다. 북한에서는 평양에서 부산까지 평부선이라는 이름으로 개성까지 운행하고 있고,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평의선으로 부른다. 2년 전 별세한 한준기 선생은 증기기관차를 몰던 마지막 경의선 기관사였다. 케이티엑스가 빠르다 해도 우리는 증기기관차의 시절 이전에 멈춰 서 있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