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나무 이름

등록 2014-03-18 19:18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뽕나무가 뽕하고 방귀를 뀌니, 대나무가 대끼놈 야단을 치네, 참나무가 옆에서 하는 말 참아라. 이런 노래를 만들어 부르던 우리 옛사람들은 거의 시인이었을 것 같다. 나무 나무 무슨 나무, 달 속에는 계수나무, 물가에는 물푸레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가다 보니 가닥나무, 오다 보니 오동나무, 입맞췄다 쪽나무, 살금살금 살구나무…… 나무 이름에서 연상되는 말로 만든 기발한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은 얼마나 신이 났을까.

실제로 나무의 생김새나 생태를 고려해 만든 나무 이름이 많다. 가을이 되면 잎을 간다고 잎갈나무(이깔나무), 향이 난다고 향나무, 수피와 나무의 속이 붉다고 주목, 생강 냄새가 난다고 생강나무, 사위가 무거운 짐 지지 말라고 사위질빵, 짐을 댕댕 동여매라고 댕댕이덩굴, 매 발톱 같은 가시가 있다고 매발톱나무, 수피가 얼룩덜룩하다고 버즘나무, 나무줄기가 노루의 뿔과 같다고 노각나무, 나무를 태운 재가 노랗다고 노린재나무, 꽃이 조밥을 닮았다고 조팝나무, 꽃이 이밥을 닮았다고 이팝나무, 줄기 속이 국수와 비슷하다고 국수나무, 열매가 팥알만큼 작다고 팥배나무, 열매가 아기처럼 작다고 아그배나무, 잎을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밥나무(자귀나무), 가지에 난 가시에 실이 잘 걸린다고 실거리나무,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골담초, 꽃이 박쥐처럼 매달렸다고 박쥐나무, 열매가 딸기 모양 같다고 산딸나무, 사철 푸르다고 사철나무, 줄기가 화살을 닮았다고 화살나무, 빨간 열매가 멋있다고 먼나무…….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