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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변산바람꽃

등록 2014-04-13 18:48수정 2014-04-14 08:56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변산바람꽃은 따뜻한 바람이 불어야 핀다. 2월 하순부터 4월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볼 수 있다.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은 봄에 산골짜기에서 꿩이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핀다. 이런 꽃들은 뿌리줄기로 번식하는 까닭에 귀엽게 오종종 모여서 피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바위틈이나 낙엽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민다. 허리를 낮추어야 볼 수 있다. 나비나 벌을 불러 모으기 위해 하얀 꽃받침을 꽃잎처럼 펼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변산바람꽃을 만나기 위해 전북 부안 내소사 뒷산을 올랐다. 거기서 서해를 보는 건 덤.

하산해서 바닷가를 걸었다. 전북 부안군의 변산마실길 중에 압권은 6코스로 지정된 왕포에서 모항까지의 해변길이다. 이 중에서 나는 작당마을에서 모항까지 두 시간쯤 천천히 걷는 길을 무지 좋아한다. 해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 길은 화장을 하지 않은 맨얼굴이다. 갯벌과 곰소만을 옆에 끼고 걷다 보니 변산반도의 남쪽 바다가 은빛 물결을 내게 보내오는 것 같았다. 아침의 일출과 저녁의 낙조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한다. 작당마을은 옛말로 ‘까치댕이’. 앞으로 나는 이 길을 ‘까치댕이길’로 부르고 싶다. ‘변산바람꽃’이라는 펜션에서 문인들에게 연중 집필실 한 칸을 제공한다는 말을 들었다. 기대가 크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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