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안도현의 발견] 무장기포

등록 2014-04-23 19:04수정 2014-04-24 09:36

1894년 초 전봉준은 고부군수 조병갑을 쫓아내는 데 실패했다. 안핵사 이용태에 의해 오히려 동학교도에 대한 탄압과 살육이 진행되자 전봉준은 3월에 손화중을 찾아가 농민군 봉기를 제안했다. 농민군을 편성해 죽창 등으로 무기를 준비하고 군량미를 확보했다. 음력 3월21일, 두 사람이 이끄는 4천여명의 농민군은 고창 무장현 구시내 들판에서 창의문을 발표하고 일제히 혁명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일개 지역 군수를 상대로 한 싸움이 아니라 무능하고 썩어빠진 조정 및 외세와의 대대적인 전투를 선포한 것.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장기포였다. 오죽하면 농민들이 한창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생업에 쓰던 농기구들을 무기로 거머쥐었을까. 무장에서 일어난 농민군은 곧바로 고부를 점령했다 김개남이 이끄는 농민군이 합류하자, 음력 3월25일 백산에 모두 집결, 총궐기를 호소하는 격문을 전국으로 띄웠다. 농민군은 막강한 연합군을 완성한 것이다. “우리가 정의를 위하여 여기에 이른 것은 그 본뜻이 결코 다른 데 있지 아니하고 백성을 도탄 속에서 건지고 국가를 반석 위에다 두고자 함이다. 안으로는 악질 관리의 목을 베고, 밖으로는 황포한 강적의 무리들을 물리치고자 함이다….” 이렇게 궐기한 농민군들은 파죽지세로 한달 만에 전주성에 입성한다. 2014년 갑오년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이 되는 해다. 전북 고창에서는 무장기포일인 양력 4월25일을 전후해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트위터 @ahndh61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