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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씬짜오’ 베트남 여성의 말걸기] 정말 부러운 한글 / 원옥금

등록 2016-10-12 18:04수정 2016-11-16 09:47

원옥금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지난 일요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세종대왕이라는 임금님께서 ‘한글’을 만들어 발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한국도 예전에는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사용해서 글을 적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한자가 너무 어려워서 글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안타까워 ‘한글’이라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베트남 출신인 저는 이 한글이 너무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한글’은 배우고 사용하는 것이 정말 쉽고 간편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결혼 초기에 한국어를 배울 때입니다. 기역 니은 아 야 어 여 같은 ‘한글’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낯선 글자라서 무슨 암호 같기도 하고 약간 어렵게 느껴졌는데 며칠 공부하다 보니 금방 거의 모든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뜻은 알지 못했지만 적어도 읽고 쓰는 것은 불과 일주일 만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는 많은 외국인들은 적어도 ‘한글’을 읽고 쓰는 것에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외국인에게도 쉬운 글자이니 한국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쉬울까요?

이렇게 쉽고 과학적인데다가 독창적이기까지 한 문자를 가진 민족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많은 민족들이 자신의 말에 맞는 문자가 없어서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문자로 자신의 말을 글로 적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알파벳을 쓴다고 하면 다들 놀라거나 의아해합니다. 왜 베트남어는 문자가 없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의 조국 베트남은 예전부터 외세에 대해 아주 독립적이고 민족적인 자부심이 큰 나라입니다. 그런데 문자에서만은 그렇지 못합니다. 베트남도 예전에는 한자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한자를 변형한 ‘쯔놈’이라는 문자를 쓰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현재 쓰는 글자는 알파벳을 기본으로 하여 베트남어의 특징인 성조 표시를 추가한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 선교사가 알파벳으로 베트남어 표기법을 만든 것에서 출발하여 식민지 시절에 정리한 것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현재 쓰고 있는 문자가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알파벳을 베트남어에 맞게 변형하여 쓰고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아 베트남도 문맹률이 아주 낮은 나라입니다. 그래도 어디 고유의 글자가 있는 것만 할까요?

저는 한국 문화에 좋은 점이 정말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한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저같이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이 쉽게 한국의 문자를 배울 수 있게 해주신 세종대왕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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