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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씬짜오’ 베트남 여성의 말걸기] 결혼이주여성의 일자리 / 원옥금

등록 2017-06-21 18:43수정 2017-06-22 16:05

원옥금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

한국에는 지금 30만명에 가까운 결혼이주여성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베트남만 해도 6만여명의 결혼이주여성이 있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은 단기체류하는 다른 외국인과 달리 이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전체 결혼이주여성 중에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여성의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이주여성도 일반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일자리가 아주 큰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생활비가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한국 가정도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기가 힘든데 특히 다문화가정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가정이 많아 더욱 절실하게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실제 결혼이주여성의 약 60%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문제도 있습니다. 우선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다른 한국인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결혼이주여성이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 주변의 베트남 여성들은 대부분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다문화가정센터 중 일자리 알선 거점센터로 지정된 곳에서 일자리를 소개해주지만 아주 제한적입니다.

또 일자리의 질도 큰 문제입니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주어지는 일은 도시에서는 공장이나 식당에서 하는 단순노동이 많고 시골에서는 주로 농장일이 많습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투르고 특별한 기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고학력에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이주여성도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서입니다.

이주여성이 오랜 시간 일하고 경력을 쌓아도 항상 보조적인 역할만 주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제 친구 중에도 상담센터에서 오래 근무해서 일도 잘하고 경력도 있고 심지어 국적도 한국인데도 항상 통번역 일만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에게 좀더 중요한 일은 결코 주어지지 않습니다. 관리자로 성장할 기회가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처음부터 막혀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일자리 문제가 결혼이주여성만의 것은 아닙니다. 청년실업, 여성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지요.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야겠지요. 한편 결혼이주여성의 능력을 기르는 일도 중요합니다.

요즘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방향이지만 아직까지 결혼이주여성의 일자리 문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국민과 달리 아주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려고 노력하는 만큼 조금 배려를 기대하고 싶은 욕심입니다. 그리고 이주여성도 능력이 있고 일을 잘하면 승진도 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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