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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씬짜오’ 베트남 여성의 말걸기] 우리 안의 아세안 공동체 / 원옥금

등록 2017-11-15 17:50수정 2017-11-15 19:09

원옥금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밤에 잠깐 시간을 내어 호이안 나들이를 다녀왔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직 호이안을 가본 적이 없는데 몇년 전 다녀온 남편이 찍어 온 사진을 보면 아주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도시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광과 따뜻한 사람들을 마음에 담고 오셔서 양국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고 실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한국과 아세안 협력에 대한 기고문을 발표했는데, 저처럼 한국에 살고 있는 아세안 출신 이주민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주민은 현재 살고 있는 국가와 출신 국가의 관계가 삶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무엇보다 ‘사람’, 즉 한국 국민과 아세안 국민을 중심에 두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고자 합니다”라는 비전을 밝혔습니다. 어떻게 실현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저와 같은 아세안 출신 이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바라왔던 희망입니다.

그런데 국가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미 우리 안에 와 있는, 현재 한국인과 함께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고 있는 아세안 출신 이주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에는 이미 아세안 10개국 출신 이주민 50만명이 살고 있습니다. 베트남 출신만 16만명이 살고 있고, 귀화한 사람까지 합하면 더 많습니다. ‘아세안과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는 한국 안에서부터 실천 가능하지 않을까요?

‘함께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는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아직 좀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 중에서도 특히 아세안 출신 이주민을 보는 시선은 아직도 못사는 나라에서 온 이들로 좀 낮춰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록 한국에는 못 미치지만 아세안 여러 나라들은 예전의 한국처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만 해도 제가 처음 한국에 왔던 1997년에 비해 7배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또 아세안 나라들은 오랜 역사와 나름의 문화도 있습니다.

‘아세안들’이 한국 사회에서 뿌리내리고 함께 잘 사는 공동체가 된다면 한국 또한 오랜 역사와 문화에 다양성을 더해 보다 포용적이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아세안 출신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함께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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