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극우 정당’ 현주소 드러낸 ‘광화문 불법천막 소동’

등록 2019-07-07 18:04수정 2019-07-07 19:07

우리공화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4개를 설치한 뒤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공화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4개를 설치한 뒤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기부대의 중심세력인 우리공화당이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25일 천막을 철거했지만 곧바로 다시 세우더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청계광장으로 잠시 이동했다 이번에 기어코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리공화당의 ‘불법천막 소동’은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극우 정치세력의 한심한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이들의 천막은 뭐라 하든 명백한 불법이다. 서울시에 사전승인 요청을 하지도 않았고, 애초 광장 사용 취지와 어긋나는 정치적 목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 조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가 경고 끝에 강제철거에 나서자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그날 곧바로 천막을 다시 세웠다. 명색이 국회의원 2명이 속한 원내정당인데 이렇게 법을 유린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우리공화당은 ‘세월호 천막’은 되는데 자신들 천막은 왜 안 되느냐고 항변한다. 이 또한 한심하기 짝이 없다. 2014년 세월호 유가족의 광화문광장 천막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서울시에 정식으로 요청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극복하려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것이었다. 오로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세워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우리공화당 천막과는 근본이 다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를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67.2%로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 26.2%를 크게 앞선 것도 국민 여론을 잘 보여준다.

우리공화당이 서울시의 합법 행정에 맞서 불법 행위를 거듭한다면 사실상 퇴출에 준하는 강력한 제재를 강구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철거 집행 비용을 우리공화당 쪽에 청구하는 한편, 철거를 방해한 당 관계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고발했다. 불법이 계속된다면 우리공화당 쪽에 재정적·형사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회·시위 등에 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외국이라면 우리공화당의 이런 불법 행위는 사실상 퇴출되고도 남을 일이다. 더욱이 내년 총선에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겠다는 정당이 버젓이 불법을 일삼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스스로 반성하고 잘못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정치세력으로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공화당이 제멋대로 법을 유린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나서서 퇴출시키는 수밖에 없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