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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노대통령 “신당 반대…전당대회서 겨뤄보자”

등록 2006-10-31 20:23수정 2006-11-01 07:56

천정배 의원과 면담서 열린우리당 고수입장 밝혀
신당파 ‘정치 손떼라’ 포문…친노 ‘이해타산’ 비판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2일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을 만났을 때, 통합신당 추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그렇다면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는 얘기를 했다고 천 의원이 31일 밝혔다.

천 의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에 관해 “나는 통합신당을 주장했지만, 대통령은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했다”며 “노 대통령은 ‘그렇다면 전당대회를 열어서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법으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신당 창당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했다”고 전했다.

천 의원은 인터뷰에서 또 “신당 논의나 당 재정비 논의는 노 대통령 치세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주로 퇴임 이후 우리의 장래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해선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를 하게 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밝혀, 노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 대책회의를 시작하면서 “북한 핵실험 이후의 비상상황을 대비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보경제 위기관리 체제 내각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은 널리 인재를 구해서 드림팀을 짜고 남은 임기 동안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28~29일) 이런 뜻을 청와대 비서진을 통해 두 차례 전달했으나, 청와대 쪽에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이들의 발언은, ‘정계개편 논의나 내년 대선 준비 등은 당에서 해나갈테니, 노 대통령은 정치 문제에서 손을 떼고 외교·안보와 경제 등 국정 현안에 전념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앞으로 정치 현안을 당이 주도해 나가겠다는 공개 선언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발언에 대해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이광재 의원은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얽매여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당에도 손해가 될 뿐”이라며 “정치적 꿈을 갖고 있는 분들은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화영 의원도 “일부 중진 의원들이 자기들만 살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한 것으로 생각한다. 청와대가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석규 이태희 기자 sky@hani.co.k



친노 세불리기로 ‘통합신당’ 반격

‘명분있는 재창당’ 내걸고 당내 토론·노사모 재규합 움직임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논의에서 ‘당 사수론’을 펴는 친 노무현 대통령(친노) 그룹이 적극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다. 통합 신당을 지지하는 세력에 견줘 상대적으로 세가 불리한 형국이지만, 창당 ‘명분’을 앞세운 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외 친노 그룹의 핵심인 안희정씨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백원우 의원 등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지역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당내 친노 그룹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광재·백원우·서갑원·이화영 등 의정연구센터 의원들과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는 정계개편을 주제로 초선 의원 모임인 ‘처음처럼’과 연대 토론회를 계획 중이다. 중진들과의 ‘연대 고리’를 형성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참정련의 다음달 11일 회원 워크숍에는 대통령 정무 특보로 최근 임명된 이해찬 전 총리가 초청됐다. 참정련 대표인 김형주 의원은 31일 “이제는 (누가 더 세를 불리느냐는) 수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지역주의 회귀·도로 민주당 불가
선거 지더라도…정체성 분명해야
‘영남 중시론’ 부인 속 여운남겨


친노 그룹은 정계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 개혁 등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춰 정치 질서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통합신당론에 대해선 “지역주의 회귀”, “도로 민주당”이라고 강력 반발한다.

친노 그룹은 ‘명분 있는 재창당’을 위해 전당대회에서 세 격돌까지 감수하겠다는 태도다. 이화영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정체성을 정립하고, 이에 동의하는 세력들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새로운 후보를 뽑아내야 한다”며 “세 대결에서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원우 의원은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할 일과 정체성을 드러내놓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는 이들이 영남 개혁 세력을 규합해 독자적인 세력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어떻게든 영남 개혁 세력이 함께해야 하는데, 그들은 자꾸 떨어져 나가려 한다”며 “분열하면 대선은 물론이고 총선도 어렵다”고 말했다.

친노 그룹은 펄쩍 뛴다. 호남 중심 정계 개편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악의적 해석’이라는 것이다. 백원우 의원은 “노사모 행사 참석은 늘 해 오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영남 지역의 반한나라당 정치 세력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노사모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강화하는 형태의 정계 개편에 반대하는데, 영남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만든다는 것은 스스로의 논리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영남에서 총선에 나가려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고정 지지층을 토대로 뭔가 모색하려고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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