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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노대통령 비켜서야 신당창당 수월”

등록 2007-01-14 21:06

여당 내부 대통령 탈당 요구 발언들
여당 내부 대통령 탈당 요구 발언들
신당파, 개헌 진정성 빌미로 ‘떡 본 김에 제사’
사수파 김형주 의원 “탈당 요구는 매우 부도덕”
전당대회·통합신당 창당 과정 등 탈당 고비 첩첩

신당파의 노대통령 탈당 요구 속내와 전망

정치에서는 종종 명분과 실제 이유가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 탈당 문제가 바로 그렇다. 노 대통령의 개헌 제의는 열린우리당 신당파에 좋은 명분을 제공했다.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대표는 지난 11일 노 대통령에게 개헌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사람은 신당파로 분류된다.

다음날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실사구시, 희망21 포럼, 국민의 길, 안개모)가 또다시 탈당을 요구했다. 명분은 역시 개헌의 진정성이었다. 전병헌 의원이 부연 설명을 했다. “개헌과 신당은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별개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회의 석상에서는 개헌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전병헌 조배숙 염동연 양형일 김낙순 의원이 참석했다.

신당파 쪽에 서 있는 핵심 당직자는 “개헌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 대통령이 비켜 주면 신당 창당 작업이 좀더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와 민주당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잘됐다. 이 기회에 쫓아내자’,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자’는 얘기다.

신당파의 이런 속셈을 노 대통령은 모를까? 아는 것 같다. 그는 지난 11일 개헌 기자간담회에서 “야당들이 개헌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다면 (탈당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은 하지 않겠다”로 해석해야 한다. 사수파인 김형주 의원은 “통합신당파는 처음에는 ‘우리의 힘을 빼려 한다’며 개헌 제의를 비판해 놓고, 지금은 ‘개헌을 위해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우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그럼, 노 대통령은 언제 탈당을 할까? 정말로 끝까지 탈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의원들은 많지 않다. 노 대통령과 가까운 서갑원 의원은 “그런 타이밍을 잡는 데는 노 대통령이 훨씬 더 선수급”이라고 표현한 일이 있다.

1차 고비는 열린우리당 2·14 전당대회가 될 것 같다. 당 사수파가 전당대회에서 패배할 경우 노 대통령은 미련없이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렇지만 전당대회 전에 사수파와 신당파가 합의점을 찾아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2차 고비는 통합신당 창당 과정이 된다. 신당추진파가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탈당을 요구하면 노 대통령이 버티기는 힘들다.


그 고비를 넘기더라도 3차 고비가 남아 있다. 범여권 대선 후보로 선출된 사람이 차별화 전략을 쓸 수 있다.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이 싸우면 대개 후자가 이긴다. 또 야당이 선거중립을 위해 탈당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국민들도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데 현직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있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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