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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전대 앞 민주 ‘방향 잃은’ 노선투쟁

등록 2008-04-20 20:49

민주당내 엇갈리는 노선 주장들
민주당내 엇갈리는 노선 주장들
손학규 ‘민생제일’·천정배 ‘진보재건’ 좌우 줄다리기
선거 패배 분석없이 당권싸움 골몰 ‘졸속 재건’ 우려
통합민주당이 최근 대선과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채 6월 중순 전당대회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 들고 있다. ‘졸속 재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당직자들은 다음 당권을 누가 차지하는지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총선 직전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불어난 당직자들의 ‘밥그릇’이 달려 있는 탓이다. 의석수 대폭 축소로 국고보조금도 60~7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실세들은 노선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물론 속내는 ‘차기 대선주자’나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주장에는 다 조금씩 일리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민생제일주의’ 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진보’, ‘제3의 길’을 외친다. 진보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에 찬성한다. 결국 ‘오른 쪽’으로 가자는 주장이다. 박상천 대표는 ‘중도개혁주의’ 정책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진보가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들어와서 경쟁의 요소를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진보 노선의 평등주의 노선을 ‘오른쪽’으로 다소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들이 성립하려면 당이 그동안 ‘왼쪽’에 치우쳤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전제가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통합민주당 토론회에 참석했던 김호기 교수(연세대)는 “대학가에서 진보적인 학자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대학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더이상 통합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어졌으니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을 지지하겠다는 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통합민주당이 정권을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는 좀더 분석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지지계층의 ‘오른쪽’이 떨어져 나간 것인지, ‘왼쪽’이 떨어져 나간 것인지부터 불분명하다.

게다가 이렇게 “가운데로 가자”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구체성이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공허하다. 막연히 보수 노선을 따라가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박상천 대표가 노리는 것은 ‘호남 주도권’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의 ‘당 현대화론’은 민주-반민주 구도를 극복하고 생활정치를 실천하는 현대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답을 ‘방향성’에서 찾지 않고 ‘깊이’에서 찾았다는 점에서는 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집단적인 실천 의지와 역량이 없다면 결과적으로 손학규 박상천 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내용이 되고 만다. 당내에서 세를 얻지도 못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도진보 재건론’이다. 당내 개혁 진보 블록을 재건해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 그런데 개혁 진보 ‘블록’의 구성원들은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했다. 중도진보를 재건할 ‘동력’이 사라진 상태인 것이다.

통합민주당에 미래가 있을까? 자칫하면 5공 시절 정부 여당의 ‘2중대’ 노릇을 했던 민한당처럼 될 수도 있고, ‘호남 자민련’이 될 수도 있다. 총선 패배로 바닥을 치긴 친 것일까? 대개의 당직자들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더 가라앉을 것이라는 얘기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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