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오차 범위 내 혼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3강 구도를 형성한 윤 총장의 지지도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27일 전국 유권자 253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1.9%포인트)한 결과, 윤 총장의 선호도는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6%포인트 상승한 19.8%로 나타났다. 지난달보다 소폭 하락한 이낙연 대표(20.6%), 이재명 지사(19.4%)와의 선호도 격차는 각각 0.8%포인트와 0.4%포인트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총장의 선호도는 10.5%(9월), 17.2%(10월), 19.8%(11월)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에 있다.
기존 ‘이낙연·이재명 2강 체제’에 균열을 낸 윤 총장의 향후 지지도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윤 총장을 향한 ‘반문재인 세력’ 결집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 강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직무배제를 당한 뒤 ‘반문재인’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총장의 선호도는 보수층(↑3.5%포인트, 30.3%)과 중도층(↑2.9%포인트, 23.6%)에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추 장관과의 충돌이 번지면서 ‘여권 전체 대 윤 총장’, ‘범보수와 윤 총장 대 진보진영’ 대립으로 격화하면서 윤 총장이 반문 세력의 대표 주자가 되어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과거 전력 등으로 반문 대표성의 파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당하는 약자, 언더독(싸움에서 진 개, 패자·약자란 뜻)이 되면서 결집력이 높아진다면, 다자대결에서 강력한 1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정치적 능력보다는 추 장관과의 대결 구도로 지지도를 확보한 만큼, 최근의 지지도를 정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윤 총장이 예를 들어 징계 부당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고 총장직에서 사퇴한 뒤 정치적 선택을 한다면 지지율이 더 오를 수 있겠으나, 지금 ‘추-윤’ 갈등 구도 속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윤 총장의 지지율이 더 오를 수 있는 동력은 없다. (갈등과 대립) 구도로 얻을 수 있는 지지율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총장이 정치적 비전을 제시해 끌어올린 지지도가 아닌 만큼 지지도를 떠받치는 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