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협의 늦춰선 안돼…군축 논의도 대비해야”
미국도 북한도 고집불통…6자회담 역할 곤혹”
미국도 북한도 고집불통…6자회담 역할 곤혹”
노대통령, 4개 언론사 간담회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북한 붕괴 때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제쳐놓고 북한 문제를 처리할 우려가 있다. 만약을 대비해, 북한 붕괴 때 우리가 평화적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협의를) 연기하거나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겨레> 등 네 중앙 언론사 외교·안보담당 논설위원들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점심을 함께 들며 “북한 비상시의 작전계획(작계5029)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북한에 군대를 진입시키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은 국경까지 미국이 오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군축 등 남북군사 현안을 논의할 때 북한이 작전통제권 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계획이 북한과의 군축협상 등 남북간 실질적인 긴장완화를 위한 지렛대일 뿐 아니라, 장래에 북한 정권 붕괴 등 위기 상황이 닥칠 때 미국과 중국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에서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생존권적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6자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북한 정권 문제에 있어서 말이 통하지 않고, 북한도 고집불통”이라며 “한국은 그 사이에 끼여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때 힐(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과 우리 정부가 밀월 관계인 때가 있었고, 정동영-김정일 면담부터 ‘9·19 합의’까지는 괜찮았는데, 미국이 방코텔타아시아를 들고나오면서 틀어졌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보는 시각은 문명이 야만을 보는 시각과 같고, 야만인에게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문명의 룰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성인데, 미국이 북한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며 “(남북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 다음 정권에 넘겨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좌절감을 느낀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임기후반 국정관리 방향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남은 기간에 개혁을 하기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며 “그렇다는 걸 국민에게 선언하는 게 어떤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내) 스타일은 사람이 그것밖에 안 돼서 그렇다 치고, 구체적으로 (잘못한 것을) 꼽아보라”며 “요즘 (다음에 누가 오든 잘 해보라는) 꼬부라진 마음과 (잘 해서 물려줘야 한다는) 펴진 마음이 반반이고 왔다갔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좌우에서 공격해 힘든다”며 괴로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진룡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이유를 두고 노 대통령은 “신문유통원에 대한 소홀, 아리랑티브이 경영 개선에 대한 문제 등이 있었다”면서도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강이며, 공무원들 기강을 잡지 않고서는 정부를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임기후반 국정관리 방향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남은 기간에 개혁을 하기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며 “그렇다는 걸 국민에게 선언하는 게 어떤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내) 스타일은 사람이 그것밖에 안 돼서 그렇다 치고, 구체적으로 (잘못한 것을) 꼽아보라”며 “요즘 (다음에 누가 오든 잘 해보라는) 꼬부라진 마음과 (잘 해서 물려줘야 한다는) 펴진 마음이 반반이고 왔다갔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좌우에서 공격해 힘든다”며 괴로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진룡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이유를 두고 노 대통령은 “신문유통원에 대한 소홀, 아리랑티브이 경영 개선에 대한 문제 등이 있었다”면서도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강이며, 공무원들 기강을 잡지 않고서는 정부를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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