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s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동의안 처리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정 난맥’과 관련해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최근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쇠고기 파문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의 대상은 ‘여론수렴 부족’ 등에 국한됐다. 문제가 된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 결과 자체를 두고선 미국과의 추가 협의 내용을 들며, 주권적 조처 명문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인적 개편이나 정책기조 수정 등 국정쇄신책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 난맥상을 지적하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일각에서 쇄신책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랐다. 대신에 이 대통령은 담화문 말미에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 국민께 다가가겠다”며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라고 말했다. ‘자기 책임’을 강조하지만, 인적 쇄신이나 정책 수정은 없음을 역설한 셈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보충 설명을 통해 이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인적 쇄신과 관련해 “정부의 틀을 만든 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시기적으로 지금 책임을 묻는 게 적절치 않다”며 “여론을 수렴하고, 잘 알리고, 기능 보강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쇠고기 협상라인 문책론에 대해서도 “축산업자들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오히려 우려했던 (분야에서) 큰 반발이 없었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한 관련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객관적 평가가 나온다면 인적 쇄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거듭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에프티에이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 부디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다시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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