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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평창을 평화의 빛 밝히는 촛불로” 유엔서 호소

등록 2017-09-21 23:08수정 2017-09-22 01:46

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평창올림픽에 각국 정상 초청
“대북 강력 경고” 트럼프와 달리
“북 붕괴 바라지 않는다” 재천명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하고 있다. 뉴욕/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하고 있다. 뉴욕/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한층 악화된 한반도 정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고심 끝에 뽑아든 카드는 ‘평화’였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로운 수단으로 국민주권을 증명한 ‘촛불혁명’의 정신을 강조하며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전세계 평화를 밝히는 촛불’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전적인 메시지와 달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도 이날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을 확정함으로써 위기 국면에서도 남북관계를 이어가는 단초를 열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 무대에 선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처럼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평창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2018년), 일본 도쿄(2020년), 중국 베이징(2022년) 등에서 ‘릴레이 올림픽’이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냉전과 미래, 대립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쟁의 기억과 상처는 뚜렷해지고 평화를 갈망하는 심장은 고통스럽게 박동 치는 곳이 2017년 9월 오늘의 한반도”라며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유엔헌장의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강도 높은 대북 제재와 압박보다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힌 ‘베를린 선언’의 기조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향해선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만큼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한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재로 제28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북한 영유아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의 인도지원 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박근혜 정부가 중단했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이 18개월여 만에 재개될 수 있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지원 시기와 규모에 대해 “남북관계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시기를 늦출 수도 있음을 내비쳤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란 정부의 방침은 확정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유엔 누리집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21(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유엔 누리집 갈무리
뉴욕/김보협, 정인환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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