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23일 북한 미사일 발사 위기 등을 다루기 위해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북 미사일발사 전제로 움직여 시위용이나 단순 과장 아닌듯”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3일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고 해도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대로 타협하지 않을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대북 선제공격론까지 얘기한 것을 보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저지 의지가 강력해 보인다’는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의도와 관련해 “북한이 단순히 과장이나 시위용으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였다면 실제로 발사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북한이 보인 일련의 사전 움직임은 미사일 발사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아직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 확실히 할 수는 없지만, 발사체에 탄두가 올라가든 위성이 올라가든 발사능력 자체가 위협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미사일을 개발·시험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의 발언에 대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주권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협 대상이 되는 국가 간에는 미사일을 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이 국면에서 한 차석대사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월 방북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선 “미사일 위기가 방북 연기의 주된 요소였고, 김 전 대통령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며 “미사일 위기 상황이 누그러진 뒤 방북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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