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렬 차석대사 단독인터뷰
“미 신뢰회복 최소한의 징표 보여야”
힐 방북초청 유효…대화 의지 강조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6일(현지시각) “미사일 발사는 6자 회담과 무관하지만, 미국이 최소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동결자금을 풀어야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사이 신뢰가 회복돼야 자위적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동결자금 해제는 그런 징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이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를 통해 위조 달러를 유통·세탁해 왔다”며 관련 자금을 동결했다. 한 차석대사는 또 미국 쪽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초청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의 이런 발언은 힐 차관보를 초청한 지난 6월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보다 좀더 ‘원칙론’ 쪽으로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발언을 북한의 새로운 지침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미사일 발사 뒤에도 미국과의 대화의지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사일 발사는 6자 회담과 무관한가? 그렇다면 회담 복귀의 조건은 뭔가? =그렇다.(무관하다는 뜻) 미국이 대조선 금융제재와 관련해 최소한 마카오 은행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최소한의 조건이다. ―6자 회담 틀 안에서의 북-미 양자대화만으론 회담 복귀에 부족한가?
=우선 마카오 은행 자금을 풀어줘야 북-미 양자접촉도 의미가 있다. ―마카오 은행 자금 해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우리와 공존할 의사가 있는가의 문제다.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아니면 일방적으로 핵 포기를 강요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지렛대다. (지난해의) 9·19 베이징 공동성명엔 두 가지가 담겨 있다. 하나는 우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관계 정상화로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9·19 성명이 발표되자마자 우리에게 금융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압력을 가하면 우리가 손들고 나오리라고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더 강력한, 다른 형태의 물리적 조처가 있을 것이다. ―그 조처에 핵실험도 포함되나? =그 문제에 대해선 논평을 피하겠다. 각자의 생각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최근 미국에선 북한을 뺀 5자 회담 추진론이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없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번 해보라는 게 우리 입장이다. ―힐 차관보의 방북 초청은 유효한가? =아직도 유효하다. 미국 입장을 정확히 아는 데 유리하고, 우리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는 데도 유리하다. 힐의 방북은 없는 것보다는 낫다. ―북한은 왜 지금 미사일을 쏘았나? =미국의 날로 더해지는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자면 꾸준히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일환이 이번 미사일 발사훈련이다. 미국이 우리 체제의 붕괴나 교체를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도 구태여 이런 강도높은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다. 뉴욕/박찬수 기자 pcs@hani.co.kr
힐 방북초청 유효…대화 의지 강조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6일(현지시각) “미사일 발사는 6자 회담과 무관하지만, 미국이 최소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동결자금을 풀어야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사이 신뢰가 회복돼야 자위적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동결자금 해제는 그런 징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이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를 통해 위조 달러를 유통·세탁해 왔다”며 관련 자금을 동결했다. 한 차석대사는 또 미국 쪽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초청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의 이런 발언은 힐 차관보를 초청한 지난 6월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보다 좀더 ‘원칙론’ 쪽으로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발언을 북한의 새로운 지침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미사일 발사 뒤에도 미국과의 대화의지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사일 발사는 6자 회담과 무관한가? 그렇다면 회담 복귀의 조건은 뭔가? =그렇다.(무관하다는 뜻) 미국이 대조선 금융제재와 관련해 최소한 마카오 은행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최소한의 조건이다. ―6자 회담 틀 안에서의 북-미 양자대화만으론 회담 복귀에 부족한가?
=우선 마카오 은행 자금을 풀어줘야 북-미 양자접촉도 의미가 있다. ―마카오 은행 자금 해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우리와 공존할 의사가 있는가의 문제다.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아니면 일방적으로 핵 포기를 강요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지렛대다. (지난해의) 9·19 베이징 공동성명엔 두 가지가 담겨 있다. 하나는 우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관계 정상화로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9·19 성명이 발표되자마자 우리에게 금융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압력을 가하면 우리가 손들고 나오리라고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더 강력한, 다른 형태의 물리적 조처가 있을 것이다. ―그 조처에 핵실험도 포함되나? =그 문제에 대해선 논평을 피하겠다. 각자의 생각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최근 미국에선 북한을 뺀 5자 회담 추진론이 떠오르고 있다. =우리 없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번 해보라는 게 우리 입장이다. ―힐 차관보의 방북 초청은 유효한가? =아직도 유효하다. 미국 입장을 정확히 아는 데 유리하고, 우리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는 데도 유리하다. 힐의 방북은 없는 것보다는 낫다. ―북한은 왜 지금 미사일을 쏘았나? =미국의 날로 더해지는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자면 꾸준히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일환이 이번 미사일 발사훈련이다. 미국이 우리 체제의 붕괴나 교체를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도 구태여 이런 강도높은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다. 뉴욕/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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