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27일 알래스카 패어뱅크의 알래스카-시베리아 임대 프로그램 기념비 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기념비는 2차대전 중 러시아와 미국 조종사들과 지원부대가 미국산 군용기 5천여대를 미국 중서부에서 캐나다를 거쳐 패어뱅크로 수송해 온 뒤 러시아 조종사들이 시베리아로 비행기를 몰고갔던 것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패어뱅크(알래스카)/AP 연합
국방비 지출 30년동안 북한의 2배 ‘우위’
단순비교 땐 장갑차등 4개 항목만 우세
단순비교 땐 장갑차등 4개 항목만 우세
럼스펠드 발언 계기 ‘남·북한 군사력’ 비교
“북한의 군사력이 당장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 엄청난 군사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점점 그 능력이 배양되고 있다.”
27일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선 “이미 예정된 1만2500명의 주한미군 감축에 이어 추가 감축을 위한 수사학적 노력”(〈에이피(AP)통신〉)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한편으론 북한군과 한국군에 대한 미국의 전력평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2009년에 조기 이양하겠다고 밝힌 이유 가운데 하나인 ‘한국군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미국 군 책임자가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실제로 한국군의 전력은 북한군에 못지 않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 우리 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물론 한국군이 북한군에 비해 전력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재까지 군당국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지난 2005년 8월 합동참모본부(합참)이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단순수량 비교평가에 따른 남북한 전력비교’ 자료를 보면, 북한군에 견줘 한국군의 전력이 우세한 분야는 21개 항목 가운데 장갑차(114%) 특수기(233%) 헬기(209%) 해군병력(119%) 등 4개 항목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순수량 비교 △군사비 비교 △전력지수 비교 △워게임 결과 비교 등 4가지 군사력 비교평가 방법 가운데 합참이 채택한 ‘단순수량 비교’ 방식을 제외한 나머지 방식을 보면, 결과가 달라진다.
합참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비공개로 설명한 ‘워게임 결과’ 비교 결과를 보면 한국군의 전력은 북한 쪽과 ‘대등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합참은 당시 북한 대비 한국군 전력은 공군 105%, 해군 98%, 육군 80%대로 나타난 것으로 설명했다고 한 국방위원 쪽이 밝혔다. 이는 지난 2004년 8월 한국국방연구원(KIDA)가 ‘전력지수 비교’로 분석한 한국군의 전력(북한군 대비 공군 103%, 해군 90%, 육군 80%)보다 약간 증강된 것이다. 합참도 기존의 단순수량 비교 방식에 대해선 “객관성이 있으나 합리성이 결여된다”고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군사비 지출’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우위가 분명해진다. 국회 국방위원인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2004년 국정감사에서 한국 국방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한국은 1974~2003년 30년간 북한의 두배에 달하는 68조4448억원을 국방비로 투입했다”며 “그런데도 한국군은 북한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우리 정부는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매년 9.9%의 국방비 증액을 목표로 151조원을 투입해, 다목적 실용위성, 공중 조기경보통제기, 신형(214급) 잠수함 등 첨단 감시 및 정밀타격 무기를 도입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국방부의 중기 전력증강 계획은 북한에 대비한다기보다 통일 이후 상황변화를 염두에 두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국군만의 재래식 전력으로도 충분한 대북 억지력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2~3배의 전력 우위를 보유해야 할 뿐 아니라, 석유와 식량 등 군수지원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북한이 1주일간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도 북한이 당장 위험하지 않다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전쟁 당시의 중국 인민군과 같은 강력한 군사적 지원세력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군사비 지출’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우위가 분명해진다. 국회 국방위원인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2004년 국정감사에서 한국 국방연구원 자료를 토대로 “한국은 1974~2003년 30년간 북한의 두배에 달하는 68조4448억원을 국방비로 투입했다”며 “그런데도 한국군은 북한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우리 정부는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매년 9.9%의 국방비 증액을 목표로 151조원을 투입해, 다목적 실용위성, 공중 조기경보통제기, 신형(214급) 잠수함 등 첨단 감시 및 정밀타격 무기를 도입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국방부의 중기 전력증강 계획은 북한에 대비한다기보다 통일 이후 상황변화를 염두에 두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국군만의 재래식 전력으로도 충분한 대북 억지력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기 위해서는 2~3배의 전력 우위를 보유해야 할 뿐 아니라, 석유와 식량 등 군수지원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북한이 1주일간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도 북한이 당장 위험하지 않다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전쟁 당시의 중국 인민군과 같은 강력한 군사적 지원세력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