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시드니/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노대통령-부시 “남북정상회담때 공동서명 뜻 전달”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북한이 비핵화 조처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평화협정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공동서명하겠다는 뜻을 10월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11월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을 김정일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며, 이제 우리는 한국전쟁을 종결시켜야 하고 종결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가능한 조속히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는 노 대통령의 뜻에 공감을 표시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연 ‘언론 회동’에서도 “한국에서 전쟁을 우리가 끝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러자면 김정일 위원장이 그의 무기에 관해 검증이 가능하도록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자가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전면 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동북아에서 평화체제를 새롭게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김정일 (위원장)에게 달렸다. 무기를 없애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목표를 향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결정은 그쪽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6자 회담과 남북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으며,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하는 데 긴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라크에서 자이툰 부대가 임무를 매우 전문적으로 능숙하게 수행해 평판이 높다”며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지난해 국회에서 연말까지 임무종료를 결의한 만큼 국회와 대화 협의를 통해 동맹국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종천 실장이 전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남북관계와 6자 회담이 진전되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두 나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시드니/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