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8월 위기설’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FG·이하 을지연습)이 21일 시작된다. 북·미가 한발씩 물러서며 긴장이 한풀 꺾인 듯한 모양새지만, 군 안팎에선 을지연습이 이어지는 31일까지 ‘돌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일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등 미군 핵심 지휘관이 잇따라 방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오후 송영무 국방장관과 만나 “한-미 연합전력이 대북 대응에 있어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싸울 수 있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피로 맺어진 혈맹”이라며 “한-미 동맹이 상호보완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21일 송 장관과 면담이 잡힌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해리스 사령관과 함께 을지연습을 참관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국 미사일방어청장도 이번주 중 방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을지연습 기간 미군 핵심 지휘관들이 줄이어 방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연합훈련 기간에 미 장성들의 방한 자체가 이례적인 건 아니다”라며 “미군 고위직들이 잇따라 방한하는 것은 송 장관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 등 여러 고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군사대비 차원, 위기관리 및 우발적 충돌방지 또는 (한-미 동맹을) 과시하는 것 등 여러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을지훈련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대신 미군 지휘관들을 파견해 대북 메시지를 전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을지연습에 대해 북한은 “붙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의 사상 최악의 반공화국 제재소동과 군사적 도발망동으로 하여 지금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정세는 극도로 첨예하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신문은 “반공화국 합동 군사연습은 우리에 대한 적대의사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이라며 “그것이 실전에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지은 정인환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