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31 18:09
수정 : 2020.01.01 02:31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가 30일 3일차 회의를 진행했으며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 나흘째 전원회의…미국 상대로 장기전 예고
“7시간 종합보고…군사적 대응조치 방안도 제시”
전략적 군사행동보다 정세흐름 맞춘 외교해법 시사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가 30일 3일차 회의를 진행했으며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또다시 간고하고도(고생스럽고) 장구한 투쟁을 결심하였다”고 밝혔다고 31일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미국을 상대로 한 ‘장기전’ 예고다.
김정은 위원장의 28~30일 사흘에 걸친 노동당 중앙위 7기 5차 전원회의 보고는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강화”해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대업을 앞당겨 실현할 전투적 기치”라고 <노동신문>은 강조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대외전략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적극·공세적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 준비”를 위한 “해결 방향과 방도”를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7시간에 걸쳐 당 중앙위 사업 정형(경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 보고를 했다”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새 전진 활로를 열기 위한 정확한 설계도에 참가자들은 전폭적 지지를 표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 강화”와 “간부 역할” 제고를 주제로 30일에도 사흘째 보고를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도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혀, 31일에도 전원회의 나흘째 회의가 계속된 듯하다. 김 위원장의 1월1일 신년사가 어찌 될지 관심사다. 예년처럼 신년사를 발표할지, 전원회의 논의 결과를 담은 종합 결정서 또는 김 위원장의 ‘종결 연설’로 신년사를 갈음할지 경우의 수가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그 형식이 어떻든 2020년 한반도 정세에 중대 영향을 끼칠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어느 쪽을 향하느냐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노동신문> 보도만으론 어느 방향으로 갈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나흘째 전원회의는 김 위원장이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어떤 형식이든 1월1일 발표 내용을 봐야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노동신문>의 31일치 보도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정치외교’라는 표현”이라며 “구체적 내용과 방향이 주목 대상”이라고 짚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 데 대해, 그 해결 방향과 방도들을 천명하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적극적 정치외교 대응조치”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응”과 “준비”라는 표현은 선제적이기보다 반응적이다. 김 위원장이 새해 초부터 전략적 군사행동에 나서기보다 정세 흐름에 맞춘 외교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로 읽힌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정치외교적 해법도 비중을 두고 있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마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러시아가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논의할 실무급 비공식 회의를 30일(현지시각)에 열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중·러의 움직임은 미국엔 ‘제재 완화’, 북한엔 ‘군사행동 자제’를 압박하는 이중 포석의 성격이 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사흘에 걸친 “역사적인 보고”를 “주체적 힘, 내적 동력 강화”로 “온갖 도전과 난관을 제거”해 “자력부강, 자력번영 대업”을 앞당길 “전투적 기치”라고 묘사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할 ‘새로운 길’의 동력과 목표를 담은 추상적 얼개로 읽힌다.
이제훈 노지원 기자
nomad@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