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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패인 분석은 않고 ‘졌잘싸’, 쓴소리엔 ‘배신자’…정신 못차린 민주당

등록 2022-03-15 18:20수정 2022-03-16 02:33

원내대표 경선 계파 갈등 조짐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5일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피해 주민 임시거주지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5일 강원 동해시 국가철도공단 망상수련원에 마련된 산불피해 주민 임시거주지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고 만족하며 패인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성찰을 요구하는 비주류 중진을 향해 배신자라고 비방하며 ‘네탓 공방’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조짐까지 감지된다.

통상적으로 전국 단위 중요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패인을 분석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으려 하지만, 민주당은 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임박했다며 ‘대선 평가보고서’ 작성은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비대위 관계자는 15일 “현재는 당내를 수습하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게 우선순위”라며 “평가위와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패인을 논의하게 되면 결국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론이 불거져 당내 분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동한 것이다. 민주당의 수도권 한 의원은 “다들 대선 패배 가지고 할 말이 많은데, 괜히 집안싸움으로 비쳐서 분란만 조장할까 봐 참고 있는 것”이라며 “보통 의원총회 열고 갑론을박이 오가야 하는데 지방선거도 있다 보니까 선뜻 얘기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책임론을 무릅쓰고 출범한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날 4선 이상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은 3선 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대선에서 아쉽게 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길 수 있었는데 졌다, 잘 싸웠단 얘기가 대부분이었고, 대선 패배 원인은 거의 없었다”며 “패배했으면 패배한 원인이 있는 거지 ‘졌지만 잘 싸웠다’는 건 정신승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도 “국민이 촛불 들고 탄핵한 세력한테 5년 만에 다시 정권을 내준 거 아니냐”며 “호남과 2030 여성들이 우리가 좋다고 그냥 선거에 나온 건 아니지 않나. 그걸 파악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자성이 안되면 지방선거도 어렵고, 총선도 쉽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런 위기의식에서 자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마저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그동안 쓴소리를 이어온 비주류 중진 이상민 의원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민주당에 대해 생각하면 내로남불, 위선, 오만, 독선, 맹종, 패거리 의식 등을 떠올린다”며 성찰을 요구하자 김우영 전 선대위 대변인은 에스엔에스를 통해 “잊을 만하면 나타나 총구 거꾸로 돌려 쏘는 작은 배신 반복자 이상민 축출하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경 전 선대위 대변인도 이 의원을 향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아무 말이나 꺼내 당을 몰아세우거나 우리 후보를 비판하지 않기”라고 적었다. ‘내부 총질’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성찰 요구를 틀어막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자성은커녕 이러고 있으면 국민이 보기엔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후임인 원내대표 경선에 이재명 경선후보 비서실장이었던 박홍근 의원과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이었던 박광온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재명·이낙연 강성 지지자들은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낙연 때문에 이재명이 떨어졌다’, ‘이재명만 아니었으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보내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대선에 패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계파 싸움을 하고 있다고 밖에서 볼 수밖에 없다.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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