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코로나 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동취재사진
새 정부 내각 인선을 두고 불만을 내비쳐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전격 회동했다. 안 위원장 쪽 추천 인사 배제를 이유로 파열음을 내왔던 양 쪽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 배석한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웃음이 가득했고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자 쪽의 또다른 관계자도 <한겨레>에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있다” “파국으로 가진 않을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이날 예정 돼있던 공개 일정에 모두 불참했다. 오전 10시30분에 예정된 서울소방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했고, 오후 2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등 인수위 관계자들과 함께하기로 한 비공개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윤 당선자는 이날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며 3차례에 걸쳐 18개 부처 인선을 마무리했지만, 여기엔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윤 당선자는 이날 안 위원장과의 인선 갈등에 관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이해가 안 된다. 제가 (안 위원장에게) 추천을 받았고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다”며 ”거기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내각 인선에 관한 추천은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분들로부터 저는 추천을 다 받았고,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안 위원장의 인사 추천이 여러 추천 중 하나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어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본인이 불쾌한 거는 없으신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저와 얘기할 때는 그렇게 안 하시고 본인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저는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공개 일정 없이 지난 대선 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등 측근들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안 위원장이 거취 표명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새 정부 출범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원장직 사퇴는 무책임해 보일 수 있다는 당원들의 의견을 안 위원장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양 쪽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서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 합당과 관련된 실무적 논의는 마무리됐고, 국민의당 대표인 안 위원장의 ‘타결 선언’만 남은 상태인데 인수위 내부 상황과 맞물리면서 절차가 미뤄지고 있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당 대표의 합당 선언이 남았는데 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월요일 부로 합당 이견은 조율된 상태”라며 “국민의당의 최종 결심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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