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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서편제 소리꾼 김명곤 ‘문화부 수장’ 오르다

등록 2006-03-02 20:00수정 2006-03-02 23:13

김명곤 새 장관
국립극장장 시절 개혁성 평가받아
스크린쿼터를 비롯한 굵직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문화관광부의 수장에 김명곤(54) 전 국립중앙극장 극장장이 임명됐다. 극장장 시절 보여준 업무파악 능력과 개혁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1월 민간인 출신 첫 국립극장장이 된 뒤 한 차례 연임하면서 국립극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덕분에 그는 대통령과 총리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으로 유명세를 탔다.

2일 개각 발표가 있은 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는 내정자 신분이고, 아직 업무파악이 전혀 안 돼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조심스레 문화부를 ‘경영’하게 된 소감과 원칙을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원래 경영이란 돈을 벌고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이 잘 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각계의 전문가들이 자기 영역에서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화인이기도 한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에 대해 “장관이 됐기 때문에 그동안 (영화계에서 들었던 얘기들과는) 상반된 얘기들도 듣게 될 것”이라며 “귀를 크게 열고 양쪽의 얘기를 경청할 것이지만 영화계에서 잘 봐줬으면 좋겠다”는 난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요즘 자신이 창단한 극단 아리랑의 20돌 기념 공연작 <격정만리> 연습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이었다. 그가 연극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은 서울대 독어교육과 2학년 때. 처음 맡은 역은 데모하는 학생을 데려다 두들겨 패는 정보과 형사였다. 사대 연극반 반장이던 3학년 때 판소리를 접한 뒤로 그의 인생은 크게 바뀐다. 휴학 도중 전북 김제에서 판소리를 배우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를 따라가 처음 판소리를 들었을 때 전율과 같은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명창 박초월의 학원으로 찾아가 제자가 됐고, 10여년간 소리 공부를 했다.

대학 졸업 뒤 <뿌리 깊은 나무> 기자를 거쳐 배화여고 독어교사로 일했다. 첫 수업에서 “독일어를 배우기 전에 우리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사랑가’를 불렀다. 이 모습에 반한 한 여제자가 있었으니, 그가 지금의 부인 정선옥(44)씨다. 교사 생활을 하며 극단 ‘상황’ 단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1986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한 이후, 우리 고유 마당극을 현대 연극의 그릇으로 옮기는 일에 힘을 써왔고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의장도 지냈다.

그의 판소리 실력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서 빛을 발했다. 자신이 직접 각색한 이 작품에서 그는 소리꾼 아버지 ‘유봉’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배우로 데뷔한 것은 1983년 영화 <바보 선언>이었으며, <태백산맥> <영원한 제국> 등에 출연했다. 연극으로는 <아리랑> <점아 점아 콩점아> <우루왕> 등을 쓰고 연출했다.

이재성 전정윤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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