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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쪽선 ‘투명공천’ 실험…한쪽선 ‘공천불복’ 갈등

등록 2006-03-26 19:39수정 2006-03-27 02:01

‘시·도당 공천’ 명암
‘시·도당 공천’ 명암
‘시·도당 공천’ 명암

5·31 지방선거의 후보 공천에 ‘백화제방, 백가쟁명’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 정당이 처음으로 후보 공천 권한을 전국 시·도당으로 내려보내면서 두드러지는 변화다.

물론,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과거 당 대표나 계파의 보스가 독점해 온 공천 기득권을 타파한 긍정적 실험이 속출하는 가운데, 공천 권력의 분산에 따른 혼선과 이해다툼도 적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긍정적 실험=지난 22일, 광주광역시 남구문화예술회관. 민주당 광주남구 제1선거구에 출마할 시의원 후보를 압축하는 예비경선장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주당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시민배심원단이 5명의 예비후보자 가운데 1차 관문을 통과할 3명을 압축했다.

검은 웃옷과 녹색 목도리로 차림을 통일한 시민배심원단 69명은 2만여명의 신청자 중에서 추첨으로 뽑혔고, 사전 선거운동을 막기 위해 전날 밤에야 통보를 받았다. 배심원단은 두 시간 남짓 이어진 △정견발표 △공동토론 △개별토론 등을 거친 뒤 투표를 통해 2명을 탈락시켰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울산시장 후보를 당원들만의 투표로 뽑지 않고, 이례적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이 직접 뽑은 후보를 당원 찬반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당헌·당규에는 지방선거 후보자로 나설 경우 일정 기간 당비를 납부하도록 돼 있지만, 울산시당은 노동계가 추천한 인물은 당원 찬반투표 뒤 입당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당헌·당규대로 하면 특정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노동계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변화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광역·기초 의원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도시계획, 복지, 교통 등 10가지 정도의 지역 현안을 제시하고, 이 가운데 하나를 후보자가 선택해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후보자 자질을 검증한다. 또 한나라당 부산시 공천심사위원회는 모든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제를 도입했다. 심사대상자가 폭주하고 있지만 단순 서류심사로 억울하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직접 소명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부정적 단면=시도당에 공천권이 주어졌지만,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공천심사위원과 현역 의원의 입김, 그리고 입후보자들의 불공정 시비 때문에 혼돈과 갈등도 속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장 후보를 놓고 염홍철 시장과 경쟁해 온 권선택 의원은 염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천하려는 당 기류에 반발해 26일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의원은 대전시 현역 의원 다수가 염 시장을 공천하기로 뜻을 모은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에선 당직자 43명이 “당의 공식적인 기구를 거치지 않고 국회의원 몇 명이 청주시장 후보로 오효진 청원군수를 결정했다”며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홍재형 충북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13일 모임을 열어, 오 군수의 공천을 합의한 바 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도 송아무개 사무처장이 박환규 전 충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청주시장 후보로 측면 지원했다는 의혹이 일자, 도당 고문단과 일부 당원들이 송 처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결국 중앙당이 이를 받아 들여 교체를 결정했지만, 일부 당원들은 거꾸로 ‘탈당 불사’를 외치며 경질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고심 중인 제주지사 후보에 진철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을 단일 후보로 결정해, 중앙당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태환 제주지사의 영입을 검토 중인 상태다.

한편, 서울의 강남지역에선 한나라당 고위당직자인 현역 의원의 딸 ㅇ아무개(31)씨가 시의원으로 공천받아 눈총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고위 당직자는 “딸이 미국 상원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등 경력에서 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의 한 당직자는 공천심사위원장을 사칭해 공천 신청자 2명한테서 2천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주기도 했다. 또 영남 출신의 ㄱ아무개 의원은 최근 당 홈페이지에 “ㄱ 의원의 지역구에 기초단체장 공천을 신청했던 ㅅ씨가 ㄱ 의원에게 그동안 80~90 차례에 걸쳐 술을 샀고, 최근 3천만원의 공천헌금을 냈다”는 글이 올라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ㄱ 의원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니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팀·지역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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