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여당에 경고…6일 당 지도부와 오찬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한 번 하려고 그렇게 대통령을 때려서 잘 된 사람 하나도 못 봤다”며,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거취와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문제 제기를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로 규정하고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김 부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청와대 관저에서 핵심 참모들과 만나, “이 상황은 권력투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4일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권은 대통령이 가진 마지막 카드로, 이것을 흔들고 무력화시키면 안 된다”고 장관 인사문제 대한 여당의 의견 개진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나더러 나가라고 하지만 나는 절대 탈당할 생각이 없다. 나갈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가면 된다. 싫으면 자기들이 나가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여권의 인사권 침해와 차별화 시도가 본격화하면 당내 반대세력과 결별을 불사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도 당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후임 장관 인선과 관련해서도, “내가 마음속에 있는 사람을 계속 기용할 것”이라고 말해, 인사권이 대통령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할 것인지는 결심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전 수석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지만, 아직 검찰 내부인사로 할 것인지 외부인사로 할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문 전 수석을) 시킨다, 안 시킨다 방침을 정하지도 않았는데, 여당이 기정사실화해 미리 막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1순위로 추천한 임내현 당 법률구조위원장은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외부인사 기용 방침이 정해지면 문재인 전 수석이, 검찰 내부인사로 결정되면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이 후임 법무부 장관에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노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오는 6일 청와대에서 오찬모임을 열기로 했다. 임석규 신승근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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