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노대통령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
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현지시각)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해 “학술연구기관 차원이라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린 핀란드 헬싱키에서 원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하며 이렇게 밝힌 뒤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합의한 바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조속히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원 총리는 이에 대해 “양국간 합의사항을 존중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학술기관에는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잘 다루도록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과 원 총리의 회담은 중국 쪽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50분 동안 진행됐다.
두 사람은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서로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불신을 해소하며, 탄력적·포괄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노 대통령은 “큰 틀에서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끌어내 대화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하며, 이런 원칙에 따라 여러 가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는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며 “중국도 최근 북한의 자연 재해와 관련해 식량과 디젤유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했다”고 설명했다.
원 총리는 다음달로 예정된 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두 사람은 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아셈의 한 부분인 ‘아시아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만났다. 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회의가 효율적으로 잘 진행됐다”며 악수를 청했고, 노 대통령은 별 말없이 악수를 했다고 윤 대변인은 전했다.
헬싱키/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헬싱키/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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