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양국 정상회담
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외규장각 도서 반환과 정치·경제 분야 관심사 등을 협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2004년의 한-프랑스 정상회담 합의에 기초해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의 합리적 해결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노 대통령은 시라크 대통령에게 “프랑스가 갖고 있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가 두 나라 실무자들 사이의 협의를 통해 점차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이 문제가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시라크 대통령은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두 나라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자”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세계화와 경쟁력’을 주제로 열린 3차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자무역체제를 보완하는 포괄적이고도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세계화의 양면성에 대한 아셈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재개에 지지 뜻을 표명한 뒤 이렇게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아셈의 장래’를 논의한 4차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와 유럽간 대화와 협력의 매개체로서의 아셈 역할을 더욱 내실화하기 위해 △아셈 협력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협력 분야별 각급 회의의 내실화 △아셈의 점진적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화·문명간 대화’를 주제로 열린 2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국가와 민족간의 갈등 예방을 위해 문화·문명간 대화가 필요하며,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교류에 큰 구실을 하고 있는 아시아·유럽재단(ASEF)의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폐막한 아셈 기간에 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분단 등 동북아에 남아 있는 냉전 잔재를 해소하고, 역내 주요국가 사이의 세력관계 변화가 초래할 불확실성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해 많은 정상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다. 헬싱키/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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