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잦은 접촉…정책연구·민감 발언도
강금실 ‘노코멘트’…박원순 ‘정치와 선긋기’
강금실 ‘노코멘트’…박원순 ‘정치와 선긋기’
2007 대선, 이것이 궁금하다
딱 부러지게 대선에 뛰어들겠다고 말하는 이도 없다. 그렇다고 출마 가능성을 100% 부정하는 이도 없다. 갈래갈래 찢어진 여권은 이들을 향해 날마다 세레나데를 부른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향한 구애는 더 뜨거워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 전 총장과 문 사장의 태도가 정치권 진입에 대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어 주목된다.
정 전 총장은 사실상 ‘준비된 예비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론 정치 불참으로 읽히는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정치참여 가능성은 열어두는 식이다. 그는 지난 1일 “내년은 건국 60주년을 맞는 해다. 다같이 힘을 모으고 새 지도자 아래 새 출발하면 또다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준비된 발언이었다고 한다.
정 전 총장의 준비를 돕는 이는 그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불리는 김종인 민주당 의원이다. 둘은 1주일에 서너번씩 만난다. 개혁 성향의 탈당의원 모임인 ‘민생정치’ 소속 최재천 의원과도 교감하고 있다. 김종인 의원은 “정 전 총장은 당분간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공부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번 대선의 주요 화두를 ‘양극화 해소’로 잡고 이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정 총장의 등장 시기는 정계개편의 큰 틀이 짜인 이후로, 일러야 5~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천 의원은 “그는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국현 사장도 최근 정치권에 대한 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을 지낸 박주현 변호사가 그의 정치적 조언자다. 막역한 사이인 민생정치 모임의 이계안·제종길 의원과도 자주 만난다. 그는 지인들에게 대선과 관련해 “무슨 일이든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들이 나서는 게 좋지만, 상황이 어려우면 스스로 출마를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최근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를 내어 관심을 모은 강금실 전 장관은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예 대선 주자 기사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말했다. 책 출간과 대선 출마를 연결시키는 시각에 대해선 “비애감을 느끼고 유감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정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여권 주자 가운데 꾸준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가 마냥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상대적으로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와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같이 해온 한 지인은 “99.9% 안 나온다”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 역시 “저의 길은 정치와는 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통해 사회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은 해야 한다”는 점은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개혁적 정치세력이 뜨면 앞서진 않더라도 뒤에서 힘을 보탤 수는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박원순 상임이사는 상대적으로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와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같이 해온 한 지인은 “99.9% 안 나온다”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 역시 “저의 길은 정치와는 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통해 사회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은 해야 한다”는 점은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개혁적 정치세력이 뜨면 앞서진 않더라도 뒤에서 힘을 보탤 수는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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