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
“노동시장 유연성이 진보 유연성 아니다”
노회찬(사진) 민주노동당 의원이 진보 진영을 비판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런 논쟁에 참가하지 마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의원은 20일 인터넷에 올린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에서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유연한 진보’로 자처함으로써 낡은 기득권을 연장하는 게임에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의원은 “노 대통령은 양극화가 과거 정부 때부터 심화돼 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국민들은 (노무현 정부가) 양극화를 속시원히 줄이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그것을 더 벌여놓는 정책을 추진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정규직이 전체 취업자의 60% 이상 늘어난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가 없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진보 진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것도 개방 자체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무분별한 개방이 사회 양극화를 결정적으로 심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특히 노 대통령이 스스로를 ‘유연한 진보’라고 말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진보도 유연해야 하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보의 유연성은 아니다. 이를 받아들이면서 유연한 진보라고 자처한다면,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열사에 비해 (친일파인) 최남선이나 이광수가 ‘유연한 민족주의자’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쏘아 붙였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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