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21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연 ‘민주진보 진영의 2007년 대선 전략’ 토론회에서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조희연 “참여정부 위기는 민주화 20년 위기”
‘위기의 진보…’ 토론회서 주장
‘위기의 진보…’ 토론회서 주장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주최 ‘위기의 진보 진영, 대반전 가능한가’라는 토론회에서는, 참여정부 평가와 함께 진보 진영의 앞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진보 논쟁의 당사자 중 한 사람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참여정부는 민주개혁에는 무능했고 신자유주의 개혁에는 유능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국민들이 과반 의석을 만들어줬고 민주노동당이 있었는데, 조·중·동이 반대해서 국가보안법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거냐”고 반문한 뒤 “반면에 비정규직 입법을 통과시켜 신자유주의 개혁에는 유능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 체제를 위기의 본질로 꼽은 손 교수는 “‘신자유주의 반대’에 동의하는지가 연대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논쟁의 또다른 당사자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참여정부의 위기를 노무현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닌 민주화 20년의 위기로 바라봐야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민중주의 전략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예로 들며, “박정희가 대중과 결합해 우익 민중주의를 실현한 것처럼, 대중적 호소를 통한 진보적 민중주의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위기에는 신자유주의의 지구화라는 거대한 제약이 있었다”며 “‘반신자유주의’를 가지고 모이자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에서 무엇이 ‘반신자유주의냐’고 물으면 많은 공백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초빙교수(신학)는 대중을 향한 소통의 문제와 ‘인물’의 부재를 대선을 앞둔 진보 진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청계천 하나로 대중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며 “진보 진영의 정책과 전략을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언어가 대중의 가슴에 깊이 들어가기에는 너무 어려웠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들은 사람을 놓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책과 전략을 다 준비했어도 어떤 사람을 내보내느냐가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하는 일을 해내지 못하면 어떤 결집이 있더라도 자유주의자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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