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성한용 선임기자
손학규·정운찬 ‘홀로서기’로 대선구로 점점 더 복잡
김근태·천정배 경계…완전 국민경선제도 가물가물
손학규·정운찬 ‘홀로서기’로 대선구로 점점 더 복잡
김근태·천정배 경계…완전 국민경선제도 가물가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으로 여권의 ‘대통합’이 앞당겨질까?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이 낮아졌다. 구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의 탈당 이후 대선 후보 전체 구도는, 한나라당, 여권, ‘비노반한’(비노무현 반한나라당), 민노당의 네개 정파로 갈라졌다. 이 가운데, ‘비노반한’과 여권의 후보들은 결국 연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그건 여권의 ‘희망사항’이다. 당장 나타나고 있는 흐름은 전혀 다르다.
지난 19일 손 전 지사가 탈당한 이후 25일까지 6일이 지났다. 그 사이, 대선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은 ‘연대’나 ‘통합’보다는 ‘파편화’, ‘각개약진’ 쪽에 확실히 가깝다.
우선, 손학규 전 지사는 정치인들보다는 비정치권 사람들과의 접촉에 주력하고 있다. 이수원 공보실장은 “당장 정치세력 규합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인들과 손을 잡는 단계에서도, 세력연합보다는 개별영입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여권의 처지에서도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렵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전 의장,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새로 출현한 경쟁자에게 경계심과 적의를 드러내고 있다.
대선구도 4개파로 더 세분화
정운찬도 새 정파 기울어
완전 국민경선제도 가물가물
여권은 손학규 전 지사보다는 정운찬 전 총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운찬 전 총장은 여권과의 통합에 별 관심이 없다. 그와 가까운 김종인 의원(민주당)은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깃발을 들어 새로운 정파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나 통합신당모임을 ‘망치로’ 두들겨 부숴 의원들을 뜯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손학규 구상’과 비슷하다.
결국, 여권이 5~6월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당에 손학규, 정운찬 두 사람이 참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사람이 빠진 통합신당은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민주당’으로 비칠 수 있다. 통합신당 추진은 사실상 실패의 길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통합신당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도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열린우리당의 전략통 의원은 “아무래도 오픈 프라이머리가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설사 우여곡절 끝에 신당의 모양새를 갖추고, 9월께 완전 국민경선제를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고 해도, 그 후보는 ‘중도개혁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가 되지 못한다. 이 경우, 10~11월에 손학규, 정운찬, 여권 전체를 아우르는 ‘선거연합’이 한 차례 더 있을 수도 있다.
중도개혁 진영 후보들의 통합 및 연대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두 가지 원인이 숨어 있다. 첫째, 지지율이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절대 강자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아직 안 보인다. 둘째, 여권 의원들의 무력감이다. 의원들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해외에 나가있는 의원들도 많다.
“역술가들이 그러는데 이명박은 안된다고 하더라.”, “이명박은 1등을 너무 오래 달리고 있다. 그래서 안될 것이다.” 여권 의원들의 입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아무래도 여당을 너무 오래한 것 같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정운찬도 새 정파 기울어
완전 국민경선제도 가물가물
손학규 전 경기지사(왼쪽)가 25일 서울 중구 오장동 서울제일교회에서 자신을 청계천 판자촌 빈민운동으로 이끌었으며, 결혼식 주례를 맡기도 했던 ‘정신적 스승’인 박형규 목사와 만나 예배에 참석하기에 앞서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해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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