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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원순 “시민운동 할 땐 교통요금 왜 올리냐고 성명서 냈는데…”

등록 2012-02-02 21:56수정 2012-02-02 22:12

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시장 집무실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시장 집무실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민들이 정말 제 고민을 몰라주면 제 집무실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할 거에요. ”

 갑자기 툭 던진 농담에 마음 속 깊이 꾹꾹 눌러뒀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갑한 심정이 묻어났다. ‘비판하던’ 시민운동가에서 ‘비판받는’ 공직자로 거듭나는 게 쉬울리 없다.

 취임 100일을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이 얼마나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거”라며 “사람들이 다 단편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냉방에서 얼어죽는 사람 없게 하겠다더니 지금의 서울시 노숙인 정책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어진 답변이다. 박 시장은 “제가 (시정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논의하고 있다는 걸 24시간 카메라를 설치해서 보여주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새로 깐 서울역 지하도의 온돌이 노숙인을 8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데 170명까지 잘 수 있도록 확충하고 양평이나 다른 지방도시에 농원을 조성해 노숙인들이 도시농업 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도 연구 중이에요. ” 온돌 깔아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노숙인 일자리, 새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인문학 강좌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날 아침 찾은 서울역 노숙인 쉼터에서 “코레일 쪽에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처 완화를 요청하고, 영하 5도 밑으로 떨어질 경우만이라도 서울역 대합실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낮 박 시장은 서울시의 대중교통요금 인상과 관련한 기자설명회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지하철 1호선이 고장난 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발표하는 난감한 상황에도 처했다.그는 “진작에 용단을 내렸어야 할 일”이라고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발표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시민운동 할 땐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신나게 일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시장 된 뒤엔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도 있죠. 교통요금 인상도 그렇고 뉴타운 출구전략도 그렇죠. 옛날 같으면 요금 왜 올리냐고 성명서만 내면 되지만 그럴 수 없어서…. (웃음)”

 55년 만의 2월 혹한이 찾아온 이날 박 시장은 아침 8시 외부 전문가 특강부터 서울역 노숙인 쉼터와 서울지하철 1호선 사고현장 방문, 대중교통요금 인상 발표 기자회견, 성 김 주한미국대사 면담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도 애초 약속 시간보다 1시간30분 연기해 이뤄졌다. 약속했던 인터뷰 시간 30분을 조금 넘기자 비서진들이 드나들며 인터뷰를 끝낼 것을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시장 집무실 밖에는 서울시 4급 과장들이 회의를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숨가쁜 일정에도 박 시장의 얼굴은 밝았다. “100일 지났는데 전혀 낯설지 않고 몇십 년 한 것 같아요. 싫증 나면 큰일인데…. 제 정책 결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이익을 보는 일은 늘 즐겁죠. ”시민운동가 시절 일중독자로 유명했던 모습은 시장이 되도 바뀌지 않은 듯 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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