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왼쪽)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원내대표가 메모하는 것을 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최고위원 회의서 결정
민주통합당이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 조용환 변호사를 19대 국회에서 다시 후보자로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민주당한테 추천권이 있는 후보자에 대한 새누리당의 횡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용환 후보자 선출은 지난해 우리 당이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위원장 자리를 양보할 때 새누리당이 처리를 약속한 사안”이라며 “새누리당이 약속을 파기하고 국민을 속였기 때문에 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조용환 후보자를 다시 헌재 재판관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회의에 앞서 최고위원들은 사전 모임을 열고, 이 방안에 대한 법률 검토 등을 거쳐 재추천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모임에서는 “조 후보자 재추천이 국민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부 나왔으나, 한명숙 대표를 포함해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은 재추천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회의에서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 추천 인사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나 헌법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하고 짓밟아도 된다는 오만함”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조 후보자가 무슨 잘못이 있어 부결된 게 아닌 만큼 우리 당으로서는 다시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조 후보자의 재추천 문제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도 연결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위 당직자도 “사회적 약자 보호와 인권 분야에 헌신해온 조 변호사가 후보자로 최적임자인 만큼 백번이라도 다시 추천할 명분은 충분하다”며 “헌재 재판관 공백 사태가 길어지는 게 부담스럽지만 이번 부결로 18대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냐”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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