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애국가는 국가 아니다’
“애국가 부르면 쇄신…황당한 닭짓”
이석기, 비보도 전제 당특위 비판 애국가, 국가 아니라니…
새누리 “대한민국 부정 막장드라마”
황우여까지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 ‘애국가는 국가’ 법적 근거는…
‘안익태 곡=국가’ 공식지정 없지만
‘굳어진 관습’ 국민은 국가로 인식 이석기의 진담? 의도된 실언?
정치적 파장 뻔한데 신중치 못해
일각선 “색깔론 피해자로 몰고가” 부정경선 논란에 이어 최근 자신이 운영한 선거기획사의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사진) 통합진보당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 9명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당 새로나기특위가)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는데, 황당한 ‘닭짓’(멍청한 짓의 은어)이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 기자들도 모두 참석한 자리였다. ■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이 의원의 애국가 발언은 통합진보당 새로나기특위에 대한 대화 도중 튀어나왔다. 비보도(오프더레코드) 요청을 5차례나 한 뒤였다. -(당) 새로나기특위 토론회는 봤나? “토론회는 아니고 나중에 그 내용은 봤다.” -동의하는 게 있나? “거의 없다. 아예 없다.(웃음)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 말로, 김어준 식으로 ‘쫄지마 XX’, 이런 것처럼 ‘애국가 부르면 XX다’, 이런 정서가 있다. 그런데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니, 황당한 닭짓이라고 본다. (중략) 애국가란 것도 국가가 아니다. 잘못 이해하시는데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미국은 있다. 애국가는 그냥 여러, 나라 사랑하는 노래 중에 하나인 거다. 애국가가 국가로 정해진 바가 없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 그냥 나라 사랑하는 노래라는 얘긴가? “독재정권 때 (국가인 것처럼) 만들어진 건데 그걸 마치 국가인 양 하게 된 거다.” -국가로 정한 것 아니었나? “국가라면 아리랑 이런 게 실제로 우리 민족적 역사와 정한을 다뤘다. (국가라면) 윤도현 식으로 다이내믹하든지, 최근엔 ‘버스커 버스커’ 노래도 좋다. 세련된 것보다도 아마추어인데 진정이 배어서 사람 마음 스쳐가는 그런 노래가 (좋다).” ■ 발언마다 논란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대통령훈령인 ‘국민의례규정’엔 국민의례 등의 애국가 제창 관련 규정이 있다. 이 의원 말대로 애국가가 국가라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한 역사학자는 “태극기는 법(‘대한민국국기법’)으로 국기로 규정돼 있지만, 애국가는 공식적·법적으로 국가로 지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애국가가 국가로 불려왔고, 국민 다수가 이를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관습법’적 차원에서 보면 이 의원의 발언은 일반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반감을 부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의원은 부정경선과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자신의 발언 하나하나가 커다란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데도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당장 민주통합당이 선긋기에 나섰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 색깔론 불러일으키는 발언 이유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애국가 발언을)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로 생각하며, 최근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가안위위기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국가기밀보호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종북좌파의 국가기밀에 대한 접근,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비서실·당 소속 및 출입인사의 기밀접근 관리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규정한 ‘종북좌파’의 개념도 모호하고, 이념을 근거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기능을 제한하겠다는 발상도 위헌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이석기 의원이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비판적으로 쓸 만한 얘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을 ‘색깔론의 피해자’인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파문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파장이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면 지각이 없는 것”이라며 “이 발언을 놓고 보수나 수구 쪽에서 (논란을) 잘못된 상황으로 끌고 갈 거라는 건 뻔히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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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까지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 ‘애국가는 국가’ 법적 근거는…
‘안익태 곡=국가’ 공식지정 없지만
‘굳어진 관습’ 국민은 국가로 인식 이석기의 진담? 의도된 실언?
정치적 파장 뻔한데 신중치 못해
일각선 “색깔론 피해자로 몰고가” 부정경선 논란에 이어 최근 자신이 운영한 선거기획사의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사진) 통합진보당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 9명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당 새로나기특위가)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는데, 황당한 ‘닭짓’(멍청한 짓의 은어)이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 기자들도 모두 참석한 자리였다. ■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이 의원의 애국가 발언은 통합진보당 새로나기특위에 대한 대화 도중 튀어나왔다. 비보도(오프더레코드) 요청을 5차례나 한 뒤였다. -(당) 새로나기특위 토론회는 봤나? “토론회는 아니고 나중에 그 내용은 봤다.” -동의하는 게 있나? “거의 없다. 아예 없다.(웃음)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 말로, 김어준 식으로 ‘쫄지마 XX’, 이런 것처럼 ‘애국가 부르면 XX다’, 이런 정서가 있다. 그런데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니, 황당한 닭짓이라고 본다. (중략) 애국가란 것도 국가가 아니다. 잘못 이해하시는데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미국은 있다. 애국가는 그냥 여러, 나라 사랑하는 노래 중에 하나인 거다. 애국가가 국가로 정해진 바가 없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 그냥 나라 사랑하는 노래라는 얘긴가? “독재정권 때 (국가인 것처럼) 만들어진 건데 그걸 마치 국가인 양 하게 된 거다.” -국가로 정한 것 아니었나? “국가라면 아리랑 이런 게 실제로 우리 민족적 역사와 정한을 다뤘다. (국가라면) 윤도현 식으로 다이내믹하든지, 최근엔 ‘버스커 버스커’ 노래도 좋다. 세련된 것보다도 아마추어인데 진정이 배어서 사람 마음 스쳐가는 그런 노래가 (좋다).” ■ 발언마다 논란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대통령훈령인 ‘국민의례규정’엔 국민의례 등의 애국가 제창 관련 규정이 있다. 이 의원 말대로 애국가가 국가라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한 역사학자는 “태극기는 법(‘대한민국국기법’)으로 국기로 규정돼 있지만, 애국가는 공식적·법적으로 국가로 지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애국가가 국가로 불려왔고, 국민 다수가 이를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관습법’적 차원에서 보면 이 의원의 발언은 일반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반감을 부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의원은 부정경선과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자신의 발언 하나하나가 커다란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데도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당장 민주통합당이 선긋기에 나섰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 색깔론 불러일으키는 발언 이유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애국가 발언을)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로 생각하며, 최근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가안위위기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국가기밀보호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종북좌파의 국가기밀에 대한 접근,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비서실·당 소속 및 출입인사의 기밀접근 관리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규정한 ‘종북좌파’의 개념도 모호하고, 이념을 근거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기능을 제한하겠다는 발상도 위헌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이석기 의원이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비판적으로 쓸 만한 얘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을 ‘색깔론의 피해자’인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파문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파장이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면 지각이 없는 것”이라며 “이 발언을 놓고 보수나 수구 쪽에서 (논란을) 잘못된 상황으로 끌고 갈 거라는 건 뻔히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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