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내성천 땅 한평 사기 운동]
산과 산 사이를 휘돌아 굽이치며 흐르는 내성천 하곡의 모래톱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비경이다. 내성천은 하늘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 내린 선물이다. 모래톱은 하천 환경에서 유량 변동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조절자와 수질 정화 필터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는 지형 요소다. 동시에 하천과 유역 생태계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모래는 이토·점토보다 유량 변동에 민감하고 빨리 이동해 퇴적된다. 모래의 이동·퇴적 성향 때문에 모래톱이 발달한 하곡에서는 강물이 불 때 하상의 모래가 이동해 통수 단면이 넓어지고, 수위가 낮아지면 하상에 다시 모래가 퇴적돼 통수 단면이 좁아진다. 이로 인해 홍수 때는 강물이 빨리 빠져나가고, 갈수기에는 유출에 의한 수분 손실이 적어진다. 모래톱은 하천의 유량 변동을 완화해주는 우수한 자동 유량 조절자 구실을 한다.
갈수기에 모래톱의 역할은 더욱 빛난다. 모래톱의 다공질 공간은 물 흐름을 느리게 하면서 물을 담아두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저장된 물은 모래톱 표면이 수면 위에 노출돼 있어도 대기로 증발되지 않고 잘 보존된다. 모래알 사이의 공극은 지하수가 지표까지 모세관 압력으로 스며 올라올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공극률 35~50%의 다공질 공간에 저장된 물은 하천 수위와 인근 유역의 지하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막아주면서 생태계와 인간이 갈수기를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갈수기에 설령 강바닥이 드러나도 그 아래에는 많은 물이 저장돼 있다. 이 물은 증발에 의한 수분 손실이 없는 것이다. 내성천에는 두께 20m 정도의 모래톱이 발달한 곳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수심 6~7m의 물이 저장돼 있다.
모래톱은 하천 환경의 ‘콩팥’이다. 다공질 모래층은 이를 통과하는 물의 혼탁물(미립 점토나 유기물)을 걸러주면서 수질 정화 기능을 수행한다. 두꺼운 모래톱의 여과 작용으로 내성천 강물은 어디 가나 맑고 깨끗하다. 심지어 많은 오염물 유입이 우려되는 봉화읍을 관통하는 곳에서도 은어가 많이 서식할 정도의 1급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내성천은 모래톱의 수질 정화력을 마냥 뽐내는 하천이다.
모래톱은 생명의 강을 유지하고 인근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한다. 모래톱의 공극은 대기와 소통할 수 있는데다 모래톱이 여울을 이루는 곳에서는 많은 산소가 수중에 공급된다. 이로 인해 수중 모래톱에는 미생물이 살 수 있고 어패류가 서식·산란할 수 있다. 갈수기에 강바닥이 드러나도 아래에서는 이들이 생존할 수 있다. 또한 모래톱에 서식하는 갈대·갯버들·억새 등은 내륙의 육지 생태계와 상호 보완하는 수서성·반수서성 군락을 이룬다. 이로 인해 곤충류와 조류의 종이 다양해진다. 내성천 모래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라니·수달의 발자국은 모래강이 풍요로운 생명의 강임을 입증하는 증표이다.
강길을 따라 늘어선 왕버들 군락
내성천은 야생 버드나무 군락이 전국에서 가장 무성한 곳이다. 특히 내성천 강변 곳곳에 남아 있는 왕버들 군락은 선조들이 홍수 방지를 위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강가에 심어져 있는 버드나무는 강물의 오염을 완화해 주고 강의 생명체를 키워내는 역할을 한다. 어류 내성천의 버드나무 그늘 아래에는 생태건강을 측정하는 수서 생물인 강도래, 날도래가 서식한다.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도 내성천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내성천의 최상류 지역인 봉화군에서는 1999년부터 은어 축제를 열고 있다. 회귀성이 강한 은어는 이곳에서 태어나 바다를 향해 떠나고, 이듬해 3~4월에 내성천 상류로 돌아와 일생을 보낸다. 포유류 내성천에는 멸종 위기종 1급인 수달이 상류에서 하류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본류는 물론 산간 계곡부에서도 수달 흔적이 많이 발견되었다. 수달의 서식지가 그만큼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조류
내성천의 대표적인 텃새는 천연 기념물 제327호 원앙으로 버들 군락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주민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버드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원앙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고 한다. 원앙은 보통 10~2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이소할 때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새가 우박처럼 떨어진다는 표현이 크게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농경문화
내성천 유역은 타 지역에 비해 비닐하우스가 거의 없는 논농사 지역이다. 논농사는 우기에 물을 잡고 갈수기인 가을 겨울에 물을 빼서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타작 후 떨어진 나락은 겨울 철새들의 먹이 공급원이 된다. 최근 논이 습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문화재
내성천변의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산재하고 있는 문화재의 대부분은 영주댐 수몰지역에 편재하여 있다. 특히 마을 전체가 수몰되는 금강마을은 400년 된 장씨들의 집성촌으로 중요 민속자료이며 이산명 두월리 괴헌 고택과 금강이 장씨 고택 등 문화재 12점이 수몰 예정지 안에 자리 잡고 있음은 깊이 우려되는 일이다. 영주댐 공사 내성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모래강이라는 점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영주댐이 완성되면, 하류로 운반되는 물과 모래 공급이 줄어든다. 물과 모래가 줄어들면 그동안 낙동강의 정화를 담당했던 필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강에 행했던 거대한 개발의 눈길을 지천으로 돌리고 있고, 내성천은 초미지급의 위험위에 놓여 있다. 우리는 영주댐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댐 건설로 하류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수몰되는 문화재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지역 주민의 삶은 어떤 위기에 처하게 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무엇보다 지난 수천 년 내성천이 부드러운 손길로 가꾸어 온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반 고흐는 살아있는 동안 한 점의 작품도 팔지 못했지만 사후 그의 작품 대부분은 천억 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고흐의 열정과 예술혼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태어나 국토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눈뜨지 못한 사람들의 기술적, 경제적인 잣대에 우리 국토가 맡겨져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비극이다. 만일 우리가 내성천을 사랑하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면 현재까지 영주댐을 짓기 위해 들어간 수천억 원의 돈은 하마터면 잃을 뻔한 소중한 자연 문화 유산에 대하여 우리가 치러야 할 작은 희생에 불과 할 것이다. 우리가 강의 가치를 깨닫기 전에 강은 결코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성천 - 왕버들 군락
내성천은 야생 버드나무 군락이 전국에서 가장 무성한 곳이다. 특히 내성천 강변 곳곳에 남아 있는 왕버들 군락은 선조들이 홍수 방지를 위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강가에 심어져 있는 버드나무는 강물의 오염을 완화해 주고 강의 생명체를 키워내는 역할을 한다. 어류 내성천의 버드나무 그늘 아래에는 생태건강을 측정하는 수서 생물인 강도래, 날도래가 서식한다.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도 내성천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내성천의 최상류 지역인 봉화군에서는 1999년부터 은어 축제를 열고 있다. 회귀성이 강한 은어는 이곳에서 태어나 바다를 향해 떠나고, 이듬해 3~4월에 내성천 상류로 돌아와 일생을 보낸다. 포유류 내성천에는 멸종 위기종 1급인 수달이 상류에서 하류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본류는 물론 산간 계곡부에서도 수달 흔적이 많이 발견되었다. 수달의 서식지가 그만큼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조류
내성천 - 조류
내성천의 대표적인 텃새는 천연 기념물 제327호 원앙으로 버들 군락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주민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버드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원앙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고 한다. 원앙은 보통 10~20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이소할 때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새가 우박처럼 떨어진다는 표현이 크게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농경문화
내성천 - 농경문화
내성천 유역은 타 지역에 비해 비닐하우스가 거의 없는 논농사 지역이다. 논농사는 우기에 물을 잡고 갈수기인 가을 겨울에 물을 빼서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타작 후 떨어진 나락은 겨울 철새들의 먹이 공급원이 된다. 최근 논이 습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문화재
내성천 - 문화재
내성천변의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산재하고 있는 문화재의 대부분은 영주댐 수몰지역에 편재하여 있다. 특히 마을 전체가 수몰되는 금강마을은 400년 된 장씨들의 집성촌으로 중요 민속자료이며 이산명 두월리 괴헌 고택과 금강이 장씨 고택 등 문화재 12점이 수몰 예정지 안에 자리 잡고 있음은 깊이 우려되는 일이다. 영주댐 공사 내성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모래강이라는 점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영주댐이 완성되면, 하류로 운반되는 물과 모래 공급이 줄어든다. 물과 모래가 줄어들면 그동안 낙동강의 정화를 담당했던 필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강에 행했던 거대한 개발의 눈길을 지천으로 돌리고 있고, 내성천은 초미지급의 위험위에 놓여 있다. 우리는 영주댐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댐 건설로 하류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수몰되는 문화재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지역 주민의 삶은 어떤 위기에 처하게 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무엇보다 지난 수천 년 내성천이 부드러운 손길로 가꾸어 온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영주댐이 들어서기 전(왼쪽)과 후(오른쪽).
반 고흐는 살아있는 동안 한 점의 작품도 팔지 못했지만 사후 그의 작품 대부분은 천억 원이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고흐의 열정과 예술혼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태어나 국토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눈뜨지 못한 사람들의 기술적, 경제적인 잣대에 우리 국토가 맡겨져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비극이다. 만일 우리가 내성천을 사랑하고 그 가치를 인정한다면 현재까지 영주댐을 짓기 위해 들어간 수천억 원의 돈은 하마터면 잃을 뻔한 소중한 자연 문화 유산에 대하여 우리가 치러야 할 작은 희생에 불과 할 것이다. 우리가 강의 가치를 깨닫기 전에 강은 결코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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