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백신과 관련성 없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예방접종 뒤 사망했다는데, 3살짜리 아이를 접종해야 할까요?”
최근 신종 플루 예방접종을 받은 뒤 초·중학생이 숨진 사례가 3건 발생함에 따라, 이보다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이 커졌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3명 모두 예방접종 부작용이 아니라 원래 지니고 있던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신종 플루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예방접종을 꼭 할 것을 권장했다.
3일 질병관리본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18일 예방접종을 받은 한 초등학생이 사흘 뒤 경련, 격심한 두통 등의 증세를 보였고, 이어 접종 엿새 뒤인 24일 숨졌다. 또 지난달 28일 백신접종 뒤 뇌출혈 증상으로 사망한 초등학생, 지난달 30일 백신접종 뒤 심장질환으로 숨진 중학생 등 백신 예방접종 뒤 숨진 사람은 모두 3명에 이른다.
하지만 첫 사망 초등학생은 이상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검사 결과 뇌혈관 기형의 한 종류인 ‘모야모야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났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기형으로 혈관이 터져 뇌출혈, 뇌부종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배근량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사업단 반장은 “전세계적으로 모야모야병이 신종 플루 예방접종으로 악화돼 뇌혈관이 터진다는 보고는 없다”며 “나머지 2건의 사례 역시 예방접종의 부작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배 반장은 “세 사례 모두 예방접종을 받고 5~6일이 지난 뒤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예방접종의 심각한 부작용, 즉 급성과민성반응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 등은 예방접종 뒤 몇 시간 안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생후 6개월~미취학 아동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신종 플루로 인한 폐렴 등의 합병증이 더 생길 수 있다며, 예방접종을 꼭 챙기라고 당부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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