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의료·건강

퇴직·실직뒤 소득 없어도…건보료는 평균 21% 껑충

등록 2010-12-14 19:33수정 2010-12-15 08:54

건강보험 자격 변동 뒤 보험료 증감 현황
건강보험 자격 변동 뒤 보험료 증감 현황
불평등한 건강보험 (하)
직장→지역가입자땐 재산 등 과세표준 포함
2억5천만원짜리 집만 있어도 월 12만3천원
“소득비중 높이고 재산비중 낮춰야” 지적나와
최아무개(57)씨는 회사를 다니면서 한 달 월급으로 270만원을 받았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여서 임금을 기준으로 한 달에 건강보험료를 7만2000원씩 냈다. 최근 직장을 명예퇴직한 최씨는 새로 지역가입자로 편입된 뒤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직장을 다닐 때의 2.5배에 이르는 18만6000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최씨 가정은 아내가 전업주부인데다, 자녀 2명이 아직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생활비와 학비 등 돈이 들어갈 곳이 많다. 하지만 현재 특별한 소득은 없다. 이런 처지인데도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것은 퇴직과 함께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편입되면서, 보험료 부과 기준이 월급에서 재산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씨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3억5000만원인데, 이 금액의 60%가 과세표준액에 들어가고, 5년 된 1800㏄ 자동차 1대 값도 과세표준에 포함됐다.

이처럼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책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퇴직이나 실직 뒤 오히려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경우 보험료가 평균 4만5013원에서 5만4464원으로 21%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로 전환되면 평균 5만8147원에서 3만9046원으로 보험료가 33%나 감소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직장가입자는 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고, 지역가입자는 부동산과 자동차 소유 여부 등을 모두 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과에서 재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별다른 소득 없이 집만 한 채 가진 이들이 높은 보험료를 내기도 한다. 서울 근교에 살고 있는 김아무개(70)씨의 경우 아내와 단둘이 살아가는데, 소득은 없지만 공시가격이 2억5000만원인 아파트가 있어 한 달에 보험료로 12만3000원가량을 내고 있다. 단지 사는 집을 가졌고 집값도 그다지 높지 않지만, 웬만한 봉급생활자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것이다.

경기도에 있는 건강보험공단 지사의 한 직원은 “아파트만 있거나 자동차만 소유한 사람들이 돈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하겠다고 항의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며 “이웃에 있는 이들 가운데 직장에 다니는 자식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양자로 올라가 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데, 그럴 형편도 되지 않는 사람들만 보험료 더 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호소할 때는 답답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건강보험 지역·직장 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체계 차이 때문에 퇴직이나 실직 뒤 보험료가 더 많이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단일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장 큰 개선이 어렵다면 현재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체계에서 주거 목적의 집이나 자동차를 포함한 재산 비중은 낮추고, 소득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험료 책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