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에서 근무중인 간호사들이 보호자가 필요 없는 환자안심병동에서 환자의 기저귀 교체와 마사지 등 기본 간호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보호자 없는 병원’ 서울의료원 가보니
간호사 7명이 입원환자 43명 전담
식사 보조·칫솔질·기저귀 관리 등
시간 맞춰 서비스…추가비용 없어 환자 “다른 병원에도 빨리 도입을”
간호사 “힘들지만 전인간호 좋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간호사 선생님을 볼 수 있고 간병인들이 하는 것처럼 식사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대소변까지 치워주셔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자녀들도 안심하고 있고요. 다른 병원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빨리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4일 위장에 생긴 양성종양을 제거하고 허리 디스크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시립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이순연(74)씨는 서울의료원의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전국 모든 병원에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사부터 대소변 보는 일까지 도움이 필요했던 남편을 무려 20년 동안 간병한 경험이 있는 이씨는 간병인이 아닌 간호사들이 하는 간병 서비스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씨는 “2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간병 서비스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때여서 제대로 된 서비스도 못 받았지만 간병비만 한달에 50만원가량 들어가 경제적 부담 탓에 결국 퇴원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남편을 집에서 간병했는데,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남편을 돌보기가 여자 혼자 힘으로는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남편의 자세를 바꿔주거나 화장실 가는 일을 돕다 보니 결국 허리가 상했다. 최근에는 디스크 질환이 심해져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조차 힘들어졌다. 이씨는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간병 서비스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아예 움직이기도 힘든 환자를 위해 간호사들이 대소변을 받아내거나, 식사를 돕고 칫솔질까지 해주는 것을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가 선정한 ‘보호자 없는 병원’ 선도병원이다. 서울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지난달 17일 180개 병상을 간호사 중심의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동’으로 만들었다. 7일 현재 환자 43명이 입원해 있는데, 환자가 별도로 간병인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 7명이 이들의 간호 및 간병 서비스를 전담한다. 의료진이 외래 진찰을 통해 간병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면 이 병동에 입원한다. 보통 병원은 간호사 1명이 20명에 가까운 환자를 돌보기 때문에 간병은 어쩔 수 없이 가족이 맡거나 간병인을 써야 하지만, 이 병동에 입원하면 간호사 1명이 7명의 환자를 돌보면서 간병까지 담당한다. 이곳에선 간호사들이 식사 도우미, 칫솔질, 목욕 등 10여개의 간병 서비스를 일정 시간마다 하도록 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제대로 했는지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는 한밤중에 간호사의 도움이 필요한데도 업무가 바쁜 간호사를 부르기 힘든 것과 달리, 이 병동에서는 간호사를 언제든 볼 수 있다. 병원에서 간호사들을 추가 고용해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환자들에게는 별도의 간병비 부담도 없다. 환자안심병동 파트장인 심선숙 수간호사는 “환자들이 치료 행위를 포함한 전문적인 간호를 할 수 있는 간호사를 언제든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 간호사들 역시 전인적인 간호 행위에 만족도가 높다. 다만 아직 간호와 간병의 기준이 모호해 간호사들의 업무가 다소 과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14년째 일하고 있는 김신진 간호사는 “전인적인 간호와 간병을 하다 보니 환자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들에게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간호보다는 육체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식사 보조·칫솔질·기저귀 관리 등
시간 맞춰 서비스…추가비용 없어 환자 “다른 병원에도 빨리 도입을”
간호사 “힘들지만 전인간호 좋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간호사 선생님을 볼 수 있고 간병인들이 하는 것처럼 식사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대소변까지 치워주셔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자녀들도 안심하고 있고요. 다른 병원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빨리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4일 위장에 생긴 양성종양을 제거하고 허리 디스크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시립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이순연(74)씨는 서울의료원의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전국 모든 병원에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사부터 대소변 보는 일까지 도움이 필요했던 남편을 무려 20년 동안 간병한 경험이 있는 이씨는 간병인이 아닌 간호사들이 하는 간병 서비스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씨는 “2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간병 서비스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때여서 제대로 된 서비스도 못 받았지만 간병비만 한달에 50만원가량 들어가 경제적 부담 탓에 결국 퇴원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남편을 집에서 간병했는데,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는 남편을 돌보기가 여자 혼자 힘으로는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남편의 자세를 바꿔주거나 화장실 가는 일을 돕다 보니 결국 허리가 상했다. 최근에는 디스크 질환이 심해져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조차 힘들어졌다. 이씨는 “병원에서 간호사들의 간병 서비스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아예 움직이기도 힘든 환자를 위해 간호사들이 대소변을 받아내거나, 식사를 돕고 칫솔질까지 해주는 것을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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